온플법 직격탄, 입법 제동
구글 등 막대한 트래픽에도…“망사용료 받기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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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이 지난 9월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지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박혜림·권제인 기자] 한·미 양국이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차별·불필요한 장벽’을 두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업계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의 추진이 사실상 멈추고, 해외 빅테크에 부과하려던 망사용료 역시 관철되기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칫 국내 기업만 규제·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 미국 기업 차별 금지 명문화…온플법 입법 제동=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팩트시트에 ‘온라인 플랫폼 규제, 망사용료, 위치 정보 등 디지털 정책 전반에서 미국 기업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가운데, 관련 법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온플법’이다. 온플법은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에 관한 법률’(독점규제법)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공정화법)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독점규제법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끼워팔기, 자사우대 등 불공정 행위를 막는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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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로이터] |
그동안 미국은 온플법이 구글·아마존, 애플 등 자국 빅테크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어왔다.
이런 가운데 팩트시트에 관련 원칙이 명문화되며 업계에서는 온플법 도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사전규제 법안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여건이 됐다는 것이다.
고정밀 지도 반출 심의 같은 개별 사안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팩트시트는 위치 정보의 국경 간 이동도 원활히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구글은 1:5000 축척 한국 지도 반출을 재차 요구했고, 정부는 보완 제출을 요구하며 결정을 내년 2월로 미뤘다. 국토지리정보원 심의가 미국 측 ‘차별 금지’ 원칙과 맞물리면서 기술·안보·통상 이슈가 뒤섞인 복합 협상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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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구글 망 사용료 ‘특혜’ 계속되나= 미국 기업들의 망 사용료 ‘특혜’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은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면서 망 이용대가는 지불하지 않고 있다.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2021년 80만TB(테라바이트)에서 지난 5월 128만TB로 60%가까이 상승했다. 이중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 비중은 57% 이상을 차지한다. 사실상 국내 기업들만 망 유지 비용을 분담하며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망 사용료를 받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은 일반 원칙이고,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이 망 사용료를 지속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있어 정무적으로 망 사용료 지급 요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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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망 무임승차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역시 좌초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망 무임승차 방지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가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의 망을 이용하는 경우, 이용 대가를 포함한 계약을 반드시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신 교수는 “유럽과 달리 국내에는 아직 망 사용료와 관련된 판례가 없어, 미 정부가 망 사용료 법제화를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