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 막는 ‘공동방어망’ 상반기 완성”

취임 1년 맞은 박상원 금융보안원장
은행권 AI 공동방어망 플랫폼 구축
정보보호 강화 위한 이사회 역할 강조
화이트해커 전문조직 강화 등 조직개편


취임 1년을 맞은 박상원 금융보안원 원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보안원 서울 사무소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금융권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내부통제 해결책은 이사회의 관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2025년은 잇따른 사고를 수습하며 역설적으로 보안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한 해였습니다. 보안은 단순히 IT 부서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내부 통제’의 핵심입니다.”

박상원 금융보안원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보안원 서울 사무소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1년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금융보안원 출범 10주년을 보낸 박 원장은 2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을 거친 박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단기적으로는 해킹 대응과 사이버 보안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 분야에서 보안원의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이버 보안은 기술, 정보보호는 문화…경영진이 집요한 관심 가져야”=박 원장은 최근 발생한 카드업권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언급하며 ‘보안’의 개념을 재정의했다. 외부 해킹을 막는 기술적 영역이 ‘정보보안’이라면, 내부 직원의 일탈이나 권한 남용을 통제하는 것은 ‘정보보호’이자 ‘내부통제’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이버 보안이 전산의 문제라면, 직원이 고객 정보를 사진으로 찍어 반출하는 것은 시스템과 인간의 영역이 결합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이 꼽은 내부통제 해결책은 ‘이사회의 관심’이다. 그는 “사외이사가 반드시 보안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타 금융사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 회사는 괜찮은지’, ‘보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담당자를 리드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집요한 관심만이 기업 내에 보안 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보안원은 지난해 9월부터 사외이사 대상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사회의 실질적인 감시 역할을 지원하고 있다.

▶“6개월 내 은행권 AI FDS 공동망 완성…예방이 최선의 배상”=박 원장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역점 사업은 ‘은행권 공동 AI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플랫폼’ 구축이다. FDS는 금융 거래 시 발생하는 사기나 이상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차단해 고객 피해를 막는 시스템을 말한다.

박 원장은 “모든 금융사의 정보를 결합해 AI로 학습시키면 탐지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며 “6개월 내 완성될 이 시스템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저축은행, 상호금융, 우정사업본부 등에도 제공해 금융권 전체의 보안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인 에이샙(ASAP)도 가동 중이다.

박 원장은 최근 논의되는 금융사의 ‘무과실 배상책임’에 대해 “배상 책임이 가중될수록 배상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AI FDS 고도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결국 사고 예방이 고객 보호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보안의 핵심은 결국 ‘인재’…내년 시행될 AI 기본법에 발맞출 것”=박 원장은 “결국 보안의 핵심은 인재”라며 올해는 화이트해커 20명 규모의 ‘모의해킹 전문 조직’을 부서 단위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금융사들이 가장 가려워하는 ‘취약점 사전 발견’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미래 먹거리인 AI와 가상자산 보안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5곳도 금융보안원 회원사로 가입하는 등 금융보안의 영역을 넓혔다. 올해 시행될 AI 기본법에 맞춰 보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스테이블코인 등 신기술 영역의 보안 점검 매뉴얼도 준비 중이다.

박 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점, 키 관리 실패, 내부 보안 통제 부족 등의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올해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보안 체계와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에도 방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호원·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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