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장 ‘발굴조사 완료 조치’ 없이 공사 추진 불가능
“유네스코 서한에 30일까지 서울시 회신 없으면 현장실사 즉각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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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사진. [국가유산청]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가유산청이 서울 종로구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일대에 대해 매장 유산 보존 방안 마련과 세계유산영향평가 후 세운4구역 재개발을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로구가 지난 12일 송부한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된 정비사업 통합 심의에 따른 협의’ 문서에 대해 이 같은 검토 의견을 지난 23일 회신했다.
회신에는 “서울시·종로구가 국가유산청과 함께 수년 동안(2009~2018년) 심의와 협의, 재검토를 거쳐 도출한 조정안(최고 높이 71.9m이하)으로 2018년 ‘세운4구역의 사업 시행 인가’가 이루어졌으나,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서울시 변경 고시(2025년 10월 30일, 최고 높이 145m이하)를 기반으로 종로구가 추진하고자 하는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 통합 심의’는 세계유산 종묘 보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이므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유산청은 이어 “매장 유산 발굴조사 결과, 그 가치가 높아 현지 보존 및 이전 보존이 결정된 경우에는 유산의 적절한 보존 방안에 대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국가유산청장의 발굴조사 완료 조치 없이 공사 추진 자체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에 접수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공식 서한에 따라 국가유산청이 서울시에 보낸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 및 정보 회신 요청’에 대해 서울시가 1월 30일까지 조치하지 않을 경우, 국가유산청은 이런 사항을 유네스코와 공유하고 현장 실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재정비사업의 통합 심의는 향후 추가 설계변경 초래 가능성 있음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에 대한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법령에 따라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2022년 5월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실시했으며,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매장유산이 다수 확인돼 현장에 임시 보호 조치되거나 별도 시설에 보관되고 있는 상황이 2년이나 지났다.
SH공사가 국가유산청에 제출한 매장유산 보존 방안은 2024년 1월 위원회 심의에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당시 위원회는 구체적인 보존 조치 방안을 추후 제출토록 했으나 이후 지금까지 재심의 자료를 국가유산청에 제출하지 않고 있어 현재 법률적으로는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유산청은 이와 같은 현재의 상황이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부득이한 지연이 아니라 매장유산과 관련한 법정 절차의 불이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SH공사가 국가유산청에 제출해야 하는 매장유산 보존 방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불필요한 추가적인 설계 변경 등이 초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종로구는 위원회 심의 결과가 충분히 반영된 최종 설계도서를 마련해 그 설계도서로 통합심의를 진행하는 것이 절차상으로도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법령 상 국가유산청장의 발굴조사 완료에 대한 행정적 조치 없이는 공사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세계유산센터는 2025년 3월과 11월 공식 서한을 통해 종묘 앞 재정비사업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 요청한 바 있다. 특히 11월 발송한 서한에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 결과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되, 세계유산센터와 공식 자문기구의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개발사업의 승인을 중단하고, 조치 사항 등을 가급적 한 달 이내로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며 세계유산센터의 조치 이행을 촉구했으나, 서울시는 현재까지 별도의 자료 제출이나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오는 30일까지 서울시의 회신이 없으면 해당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공유하는 한편, 종묘 앞 개발사업에 대한 현장실사를 즉각 요청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법적 의무 조치와 국제기구의 강력한 권고까지 무시한 채 종묘 앞 재개발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서울시와 종로구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이 해당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책임있게 이행돼 개발과 보존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