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투명성 제고 전제로 조건부 유보 결정
관리·감독 강화, 쇄신방안 마련·시행 등 주문
공시항목 확대, 기관장 업추비 세부 공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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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박성준 기자] 정부가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금융감독 업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금감원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정부는 대신 금감원의 역할과 권한에 걸맞은 민주적 통제를 위해 경영관리·감독이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로부터는 공공기관 관리체계에 준하는 경영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회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2026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한 결과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지 1월 28일자 ‘[단독] 정부,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유보한다’ 참조>
구 부총리는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금감원 운영과 업무 전반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수는 있을 것이나 주무부처 중심의 현행 관리·감독체계와의 중첩으로 자칫 자율성과 전문성 훼손이라는 비효율적 결과가 초래될 우려도 존재한다”며 금감원에 대한 공공기관 미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실질적인 공공성·투명성 제고 방안 실천을 전제로 한 조건부 지정유보 조치로, 재경부는 금감원의 조건 이행 정도를 점검해 내년 지정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정원·조직, 공시, 예산·복리후생 등 경영관리 전반에서 금감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공공기관 수준 이상으로 대폭 강화한다. 공시항목과 복리후생 규율대상 항목을 확대하거나 기관장 업무추진비 세부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또한 검사, 인허가, 제재 등 금융감독 업무의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쇄신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방안에 대한 충실한 이행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가 공공기관 지정에 준하는 엄정한 경영평가를 실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번 공공기관 지정 논의 과정에서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특수성을 고려해 주무부처가 공공기관 지정에 상응하거나 그보다 강화된 통제를 하는 것이 실효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2009년부터 매년 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를 받지 않는 소속 기관을 대상으로 자체 경영평가를 실시해 업무성과와 조직 운영 전반을 살피고 있다. 공운위의 이번 관리·감독 강화 주문으로 경영평가가 엄격해지면 금감원의 예산·인사 등 조직 전반에 대한 금융위의 실질적 통제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공운위의 이번 결정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실질적 통제권 강화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하지만 독립적 감독기구로서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내부에서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선제적으로 소비자보호 강화 방안을 내놓는 등의 행보를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원장의 리더십이 공공기관 지정 논의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운위 결정에 따라 요구하는 것들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