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큰 성과 냈다…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
보완수사권 등 공소청 검사 ‘권한 범위’ 영향 주목
![]() |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태극기와 검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을 이례적으로 ‘공개 칭찬’했다. 검찰이 밀가루·설탕·전력 등에서의 업체 간 가격담합을 수사해 서민경제 교란 사범들을 대거 기소한 것을 두고서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검찰의 수사 성과를 긍정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검찰의 수사 행태를 일관적으로 비판해 온 이 대통령의 칭찬이 검찰청 폐지 이후 설치되는 공소청의 세부적인 역할을 규정하는 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여권 내에서도 견해차가 큰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민 생활필수품 담합 사건 집중수사를 통해 설탕·밀가루 가격담합 및 한국전력공사 입찰담합 등 서민경제 교란사범 52명을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총 담합 규모는 9조9404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국내 제분사 7곳의 밀가루 가격 담합 규모를 5조 9913억원, 제당사 3곳의 설탕 가격 담합 규모는 3조 2715억원으로 규정했다. 전력업체 10곳의 한전 입찰 담합 규모는 67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2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검찰의 수사 결과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에 이를 공유하고, 법정형 상한 개정 등 제도 보완방안, 담합업체들의 부당이익 환수방안, 부당하게 올린 물가 원상복구 방안 등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등 공개 석상에서 일부 독과점 업체들의 가격 담합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적극 대응을 지시해 왔다.
이 대통령의 평가는 검찰청 폐지 이후 설치될 공소청의 ‘권한 범위’를 둘러싼 여권 내 기류 변화와 맞물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는 검찰청 폐지 후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법무부 산하 공소청을 설치하는 방향에만 가닥이 잡혔을 뿐 설치 이후 구체적인 직무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 정부의 중수청법·공소청법 제정 법률안이 지난달 입법예고됐지만 중수청 조직 이원화 등을 둘러싼 여당 강경파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해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논의가 연기된 상태다.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은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를 내세우며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해 왔는데, 최근 일부 영역에 대해서는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여권 곳곳에서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그것(보완수사권)을 일정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민주당뿐 아니라 민주 진영에서도, 이 문제를 처음에 강력하게 얘기한 조국혁신당에서도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인정하는 논의가 일정하게 있던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검찰 내부와 법조계에서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언급한 담합사건과 같은 경제범죄에 있어서는 경찰의 수사만으로는 처분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법사법경찰(특사경) 사건 등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영역이 분명히 있다”며 “특히 경제범죄는 사건이 복잡하고 경찰의 수사로는 한계가 명확해 검찰의 수사 역량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