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환급 소송 기업 최소 1800곳, 요구액 1750억달러 ”…IEEPA 무효 여파 확산

WSJ “석면 소송’급 대형 분쟁”

법조계 “1~2년 내 환급 가능성” vs 트럼프 “5년 법정 다툼”

환급 관할 국제무역법원서 절차 재개 여부 주목

supreme court-ap
미 연방대법원[AP=연합 자료]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무효로 판단한 이후, 관세 환급을 요구하며 소송에 나선 기업이 최소 180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 규모가 수백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세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자체 분석을 통해 지금까지 관세 환급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최소 1800곳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만 페덱스를 비롯한 수십 개 기업이 새로 소송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 이전부터 환급 소송에 나섰던 기업으로는 코스트코 홀세일, 굿이어 타이어 앤드 러버, 반스 앤 노블 퍼처싱 등이 포함돼 있다. WSJ은 관세 부담이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유통·제조·운송 전반에 걸쳐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관세 환급 규모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실베이니아대의 ‘펜-와튼 예산 모델(Penn-Wharton Budget Model)’ 소속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요구할 수 있는 관세 환급액이 총 1750억달러(약 25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환급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 매슈 셀리그먼은 이번 사안을 두고 “‘석면 소송’에 비견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차이점이 있다면 석면 소송은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됐지만, 이번 관세 환급 소송은 거의 모든 사건이 같은 시점에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법원 제출 자료에서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최소 30만1000명의 수입업자가 무효가 된 관세의 적용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사들은 이 수치에 해외직구를 이용한 개인 소비자도 포함돼 있어, 실제 소송 주체가 될 기업 수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 환급 소송은 뉴욕에 위치한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관할한다. CIT는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관련 소송 절차를 모두 중단한 상태로, 향후 본안 심리 재개 시점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환급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엇갈린다. 대법원 상고심 이전 하급심 재판 과정에서 행정부 측 변호사들은 위법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자를 포함한 환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은 환급 여부를 다루지 않았다”며 “앞으로 5년 동안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해 장기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법원은 환급 문제를 하급심에 맡겼다”며 “결정이 나오기까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WSJ은 법조계 일각에서는 환급 절차가 1~2년 내 마무리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지만, 소송 규모와 쟁점의 복잡성을 감안할 때 그보다 훨씬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관세 정책의 위법성 판단이 현실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앞으로의 사법 절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