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샌디스크와 차세대 낸드 ‘HBF’ 표준화 착수

여러 개 낸드 수직으로 쌓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
대용량 처리 요구하는 AI 추론 시장서 대안 등장
SK하이닉스, HBM 이어 HBF 생태계 성장 주도


김천성 SK하이닉스 eSSD 제품 개발담당(부사장)이 지난 13~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2025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차세대 낸드 스토리지 제품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샌디스크와 손잡고 차세대 낸드플래시 제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플래시(HBF)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양사는 낸드 분야에서 쌓은 설계·패키징 기술과 대량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HBF의 표준화 및 제품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에 위치한 샌디스크 본사에서 ‘HBF 스펙 표준화 컨소시엄 킥오프’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추론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메모리 설루션인 HBF의 글로벌 표준화 전략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함께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산하에 핵심 과제를 전담할 워크스트림(협업 체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

HBF는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해 만든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여러 개의 낸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차세대 제품이다. AI 트렌드가 최근 학습에서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대안으로 등장했다.

HBF는 HBM과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 사이에 위치해 추론 영역이 요구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전력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한다. 기존 HBM이 최고 수준의 대역폭을 담당하는 가운데 HBF가 이를 보완하는 구조다.

HBF는 AI 시스템의 확장성을 높이면서 전체 운영비용(TCO)은 줄여줄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업계는 HBF를 포함한 복합 메모리 설루션 수요가 2030년 전후로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I 추론 시장은 단일 칩의 성능보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메모리·스토리지까지 모두 아우르는 시스템 차원의 최적화가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HBM과 HBF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종합 메모리 설루션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최고개발책임자)은 “AI 인프라의 핵심은 단일 기술의 성능 경쟁을 넘어 생태계 전체를 최적화하는 것”이라며 “HBF 표준화를 통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AI 시대 고객·파트너를 위한 최적화된 메모리 아키텍처를 제시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BF의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해 머잖아 HBM을 뛰어넘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HBM의 기본 개념과 구조를 창안해 ‘HBM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정호 KAIST 교수(전기·전자공학)는 지난 3일 ‘HBF 연구내용 및 기술개발 전략 설명회’에서 “오는 2038년부터는 HBF 수요가 HBM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