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외국인 투자자 ‘배당 물량’ 쏟아진다…환율 추가 상승 촉각

다음달 상장사 배당금 지급 시작
외국인투자자 달러 환전시 환율↑
재투자시 영향 미미…WGBI 호재
최근 10년 중 6년, 4월 환율 올라
중동사태 및 국장·환율 추이 관건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중동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급등락하는 가운데 다음달 ‘배당 시즌’을 앞두고 외환당국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대거 달러로 환전해 자국으로 송금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더 큰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오는 4월 국내 상장사의 배당급 지급 시작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고 달러 환전 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최근 ‘중동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더 큰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올해 초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지난달 말 중동사태 발발한 이후 1500원선을 위협하며 높은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지난 1·2월 월 평균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456.3원, 1448.4원 등 연이어 떨어졌는데 3월 들어서는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넘기면서 평균(10일까지) 1475.3원으로 뛰었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원 오른 147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외환당국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4월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즌”이라며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수지 중 증권투자배당지급 규모는 지난해 94억4890만달러(약 13조9000억원) 규모였다. 지난 2024년(93억8690만달러)보다 0.7%가량 늘었다. 증권투자배당지급이란 외국인이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해 받은 배당금을 달러화로 표기한 금액이다.

이 금액은 지난 1993년(3690만달러)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넘긴 뒤 대체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97억216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증권투자배당지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급락한 뒤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가 환율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관건은 원화로 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얼마나 되느냐다. 그 수요가 많으면 많을수록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배당금을 국내주식에 재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으면 그걸 달러로 교환해서 현금으로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국장에 다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배당금 자금이 어떻게 이동하느냐”라며 “그 자금이 어떻게 될지는 4월이 돼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3·4월 월평균 환율 변동률을 살펴보면 3월 대비 4월 환율이 오른 것은 총 6번이었다. 지난 2024년이 1331.63원에서 1369.25원으로 2.8% 늘며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반대로 지난해와 2021년, 2018년, 2016년 등에는 환율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4월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다. WGBI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제공하는 국채 지수다. WGBI에 편입되면 달러가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환율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규모에 따라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외환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4월 WGBI 편입 이후 외국에서 국내 투자할 때 환헤지를 많이 해서 들어오면 환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환헤지 비율을 줄이면서 환율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사태 장기화 여부, 그리고 국장과 환율 안정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4월 환율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과 수출 호조 등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국내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화 약세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해 달러로 바꿀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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