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단기적 현상일 것” 트럼프·美참모진, 유가급등 오판했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 등으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며 당초 이란의 반발을 얕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NYT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진들은 당초 확전이 글로벌 에너시 시장에 가할 파장을 “단기적 현상”으로 예상했다.

참모들은 이란 정권의 수뇌부 제거 작전의 중요성과 비교하면 유가 상승은 부차적 문제일 뿐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지나는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하고 실제로 일부 실행에까지 옮기며 상황은 다소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걸프 해역의 상선 운항이 사실상 막히고 유가가 치솟자 미국 내 휘발유 가격 폭등 등 경제적 파장을 막기 위해 행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는 혼란과 엇박자도 감지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전날 미 해군이 유조선의 후르무즈 해협 통과를 성공적으로 호위했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군 당국이 이를 부인하자 글을 삭제했다.

NYT는 출구 전략을 둘러싼 지도부의 메시지 혼선도 뚜렷하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 교체 등 이른바 ‘최대주의적’(maximalist) 목표를 고수하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시설 파괴 등 제한적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전쟁 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 미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개전 단 이틀만에 56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의 탄약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G7(주요 7개국)을 포함한 32개 회원국이 전략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워낙 큰 공급량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비축유 공급만으로 공백을 메꿀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4억 배럴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조달되는 원유 물량의 20일치에 불과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저지에 이어 페르시아만 가장 안쪽인 이라크 영해에 정박 중인 외국 유조선 2척을 공격하는 등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해상 타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우리가 이겼지만 임무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자 이란은 미국과 동맹 측 선박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겠다며 “유가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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