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제재 결론 유보 전망…1.4조 과징금 더 낮추나

18일 정례회의서 확정 예상됐으나
금융당국, 과징금 감경폭 두고 고심
과태료 등 먼저 확정 조치할 가능성
은행권 기자회견 등 열고 감경 촉구


윤석구 전국금용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부당 제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요 은행에 대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결정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고 토로하고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감경폭 등을 고심하고 있어서다. 과태료 등을 우선 결정하되 과징금은 추가 논의를 거쳐 다음달께 확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8일 정례회의에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의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등을 확정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ELS 과징금 안건을 넘겨받아 심의하고 있다. 그간 은행권의 소명을 듣고 주요 쟁점에 대해 검토해 왔으나 은행의 책임 정도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금융위는 5년의 제척 기간이 도래하는 과태료 등을 먼저 확정하되 과징금에 대해선 추가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관 제재 역시 금감원 심의 과정에서 기존 ‘영업정지’에서 ‘기관 경고’로 낮춰진 상황이라 먼저 확정 조치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징금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나 이번 회의에 맞춰 결론을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콩 ELS 사태는 2023년 홍콩H지수 급락으로 가입자가 약 4조6000억원의 손실을 본 사건으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손실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세 차례의 제재심의위원회 끝에 당초 사전통보한 약 2조원의 과징금을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금융위에 보고했다. 은행별 과징금 규모는 국민은행이 약 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신한은행 2000억원대, 농협·SC제일은행이 1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당시 감경에 대해 은행권의 사후 수습 노력과 재발 방지 조치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은행들은 금융위 논의 과정에서도 피해자 자율배상 노력과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 등을 적극 소명했고 그에 따른 추가 제재 감경을 요청했다. 지난 16일에는 전국금용산업노동조합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LS 과징금 부당 제재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잇따른 민사소송 판결에서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됐다는 점도 은행으로서는 제재 수위를 낮추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가 올해 1차 정례회의에서 주요 증권사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위반동기를 하향 조정하며 과태료를 낮췄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작년 12월 열린 21차 정례회의에서도 홍콩 주가연계신탁(ELT) 관련 상품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주요 은행의 설명확인의무 등 위반 과태료를 감경했다. 당시 금융위는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상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조 단위 과징금이 수천억원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 감독규정에 따르면 감경 후 과징금이 위반 행위로 인한 부당이득액의 10배를 초과하는 경우 금융위가 부당이득액의 10배 한도로 감액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 심의 과정에서 은행의 소명을 상당 부분 반영했는데 금융위가 감액할 수 있는 범위는 그보다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정부가 금융소비자 보호를 특별히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번 제재 결정이 개정 금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례인 만큼 향후 유사 사고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느끼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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