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살해 부기장, 택배기사 위장해 수개월간 피해자 집 찾아다녔다

부산에서 전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A씨가 17일 부산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전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택배기사로 위장해 범행 대상들의 거주지를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전직 부기장 김모(50대) 씨는 3년 전부터 피해자를 포함한 4명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이들의 동선을 집요하게 추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들이 퇴근하면 차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뒤쫓으며 거주지를 파악했다. 최근 수개월 동안에는 정확한 집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택배기사로 사칭했는데, 그는 택배기사 복장에 물품까지 들고 해당 아파트를 여러 차례 방문해 초인종을 누르며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했다.

실제 범행 역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다. 김씨는 지난 16일 오전 4시 30분쯤 피해자가 사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층 엘리베이터에 ‘고장’ 안내문을 붙여 비상계단 이용을 유도했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선 피해자는 계단으로 향했다가 김씨와 마주쳤고, 김씨는 이곳에서 살해를 시도했으나 피해자의 저항으로 미수에 그쳤다.

이후 김씨는 다음 날인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전 동료의 거주지를 찾았지만 미수에 그쳤고, 이후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범행 약 14시간 만인 17일 오후 8시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준비 과정, 추가 범행 계획 여부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