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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2018년 5월 공개리에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장면.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벌인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 출신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네 명 중 한 명 수준으로 방사선 피폭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염색체 변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유해 화학물질 노출 등 다른 원인에 따른 이상일 수도 있기에, 피폭과의 정확한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2024년에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화대군·김책시·명간군(구 화성군)·명천군·어랑군·단천시·백암군) 출신 탈북민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검사를 한 결과 12명(34%)에게서 방사선 노출에 따른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색체 이상 정도를 측정해 과거 평생 누적 피폭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진단검사(생물학적 선량평가)인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 결과 12명에서 ‘최소검출한계(0.25 Gy)’ 이상 값이 측정됐다.
이어 최근 3~6개월 사이 노출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는 모두 최소검출한계 미만 값을 보였다. 이들 12명이 검사 6개월 이전까지 노출된 방사선에 따라 염색체 변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검사 결과인 셈이다.
핵 실험으로 방출된 요오드-131, 세슘-137, 스트론튬-90, 플루토늄-239 등 핵종을 물과 공기 등을 통해 섭취한 영향으로 염색체 변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들 12명 중 방사선 피폭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 발병자는 현재 한 명도 없었다. 이어 지난해 검사받은 탈북민 59명 중 15명이 생물학적 선량평가에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을 보였다.
통일부가 결과를 공개한 2023년을 포함, 지난 3년간 검사 인원 174명 중 44명, 즉 1차 핵실험(2006년 11월) 이후 풍계리 인근에서 탈출한 주민의 25%가 핵실험 피폭에 의한 방사능 이상 가능성을 보인 격이다.
안정형·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로 측정하는 염색체 변이는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의료 방사선, 흡연에 따른 유해 화학물질로도 생길 수 있기에 이번 결과가 반드시 핵실험에 따른 피폭을 입증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인과관계 파악을 위해서는 풍계리 인근 식수원을 비롯, 환경시료를 검사하는 일이 효과적이지만 이는 북한의 비협조로 불가능한 일이다.
탈북민 피폭 검사 사업을 수행한 원자력의학원 관계자 또한 “조사 한계 탓에 현재로는 어떤 요인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특정할 수 없다”고 신중하게 평가했다.
북한은 현재도 곳곳에서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최근 북한 평안북도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지역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IAEA는 2009년 4월 추방된 후 북한 핵 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감시 중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심화하는 일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일”이라며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 검증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강화된 준비 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