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쌓이며 ‘바이어마켓’ 진입… 가격도 전년 대비 6.8%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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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규 주택 시장이 올 초 기습적인 겨울 폭풍과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를 만나 급격히 위축됐다. 금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가 실종되면서 시장은 본격적인 구매자 우위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부동산 전문 매체 리얼터닷컴(Realtor.com)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월 대비 17.6% 급감한 연율 58만 7,000호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가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11.3% 줄어든 수준이다.
신규주택판매 둔화 지표는 기존주택 시장보다 훨씬 가파르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1월 미국 전역을 덮친 겨울 폭풍 ‘펀(Fern)’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규 주택 공급의 핵심 지역인 남부(-8.8%)와 서부(-28.7%)에서 판매가 크게 꺾인 점이 전체 실적 악화를 견인했다.
■가격 떨어져도 안 산다… 쌓이는 재고
당초 시장에서는 모기지 금리 하락과 넉넉한 신축 재고 물량 덕분에 1월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구매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판매 속도가 정체되면서 시장 내 공급 월수(재고 소진 기간)는 12월 8개월에서 1월 9.7개월로 급등했다.
재고가 쌓이자 가격 하향 조정도 뚜렷해졌다. 1월 신규 주택 판매 가격 중간값은 40만 500달러로, 전년 대비 6.8%, 전월 대비 4.5% 하락했다. 이는 같은 달 기존주택 가격(39만6,800달러)과 불과 1% 차이밖에 나지 않는 수준이다. 신규 주택이 기존 주택만큼 저렴해졌는데도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좌절’… 고금리·지정학적 리스크 ‘먹구름’
건설사들은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인센티브를 내걸며 판촉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자리 불안과 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고가 구매를 기피하는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엘 버너 애널리스트는 “건설사들이 모든 마케팅 채널을 동원했음에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이러한 추세는 건설 활동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데이터가 3월 이후 발생한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미국 주택 시장의 회복세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