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美 3대 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韓 소설로 처음·작가로는 두 번째
“상실 속 창조와 진실에 천착한 작품”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2024년 12월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영어 제목 ‘We Do Not Part’)이 미국 3대 도서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았다. 소설 부문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스쿨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5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 영어판을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NBCC는 이 작품에 대해 “제주 4·3 사건의 여파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에 대해 천착한 고찰”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 예술적인 소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과 인간의 고통을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시적인 언어로 그려낸 작품으로, 이예원 번역가와 페이지 모리스 번역가가 영어로 공동 번역했다. 영어 번역본 또한 원작의 문학적 정서를 충실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해외 비평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 표지. [한국문학번역원]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미국 언론 및 출판계의 도서 평론가들이 1974년에 세운 비영리단체인 NBCC가 1975년부터 영어로 출간된 도서 가운데 소설, 비소설, 전기, 자서전, 시, 비평 등 6개 부문별로 매년 최고의 책을 선정해 수여한다. 언론·출판 분야에서 활동하는 도서 평론가들이 작품의 문학적 완성도와 비평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엄격하게 심사하며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더불어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으로 꼽힌다.

한국 작가의 작품 중 앞서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 영어판이 2023년 최돈미 시인의 번역으로 출간돼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수상한 바 있으나, 소설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세계 각국에서 출간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중 영어, 프랑스어 등 13개 언어권의 번역·출간이 한국문학번역원에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 수상 소식은 한국 문학의 탁월한 예술성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증명된 뜻깊은 쾌거”라며 “작가의 깊이 있는 문학성과 이를 온전히 전달한 고품질 번역이 만나 이뤄낸 결실인 만큼, 번역원은 올해도 한국 문학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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