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져서 다행” 관악산 낙서 제거 위해 공무원 7명 ‘낑낑’ [서울IN]

‘관악산 운빨은 없다…’ 낙서 지우느라
관악구 직원 7명, 1시간30분 동안 고생
관악산, ‘유퀴즈’ 이후 MZ 사이 ‘영험하다’ 소문
관악구, 경찰에 수사의뢰…“평일에도 순찰 강화”


관악구청 직원이 낙서를 제거하고 있다. [관악구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워져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서울 관악구 여가도시과 직원 7명은 1일 오전 9시30분부터 관악산을 올라야 했다. ‘관악산 명물’ 마당바위에 있는 낙서 제거를 위해서였다. 황금색 래커로 바위에 새겨진 ‘너희에게 줄 관악산 운빨(운발)은 없다. 메롱’이라는 낙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금방 확산됐다. 직원 7명 모두 낙서 제거 작업은 이날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작업을 진행한 신동주 관악구 여가도시과 주임은 5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어떻게 지워야 되나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며 “시너, 진동 브러쉬, 쇠솔을 준비해와 시도했는데 글씨가 조금씩 지워졌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고 떠올렸다.

낙서가 지워지는 걸 확인한 뒤 직원 7명 모두 작업에 뛰어들었다. 시너를 뿌리고, 쇠솔로 문지르고, 물을 뿌리고 건조시키고…. 그런 지난한 작업 끝에 황금색 글씨는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쇠솔을 꽂은 진동 드릴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작업은 1시간30분간 계속됐다.

낙서 제거 작업을 완료한 관악구청은 1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원녹지법에 따라 공원시설을 훼손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 관악구 직원들이 1일 관악산 마당바위에서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관악구 제공]


이번 낙서는 최근 관악산에 등산객이 몰리는 것과 맞물려 있다. 올해 1월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역술가가 “관악산은 정기가 좋고, 같은 소원을 세 번 빌면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에너지가 응집된 곳”이라며 이곳을 추천했다. 이후 20~30대를 중심으로 ‘관악산 열풍’이 불었다.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관악산’ 검색 관심도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 1년 새 약 2.5배 증가했다. 낙서가 있었던 마당바위는 관악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 관악산이 낙서로 몸살은 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2013년 2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누군가 관악산 국기봉에서 마당바위까지 약 1.5㎞ 구간의 사당능선과 마당바위 등에 붉은색 페인트로 ‘예수님, 부처님…’ 낙서를 한 것이다. 당시에도 관악구는 관악경찰서에서 수사를 의뢰했다.

관악구 관계자는 “주말에 중점적으로 해오던 ‘숲길 안전지킴이’ 순찰을 평일에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악산 마당바위에 있던 낙서가 완전히 제거된 모습. [관악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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