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첫 부활 성야 미사서 ‘화합’ 촉구… “전쟁에 굴복해선 안돼”

레오 14세 교황. [로이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맞이하는 첫 부활절을 앞두고, 전쟁과 반목으로 점철된 지구촌을 향해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던졌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부활 성야 미사에서 “부활의 진정한 선물인 화합과 평화가 세계 전역에 뿌리내리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교황은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및 이란 전쟁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분쟁이 인류 공동체에 미치는 파괴적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불신과 공포, 이기심과 원망이 인간의 영혼을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하며, “전쟁과 불의, 고립이 서로 간의 유대를 단절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장벽 앞에서 마비되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그리스도교적 박애 정신의 회복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메시지는 미국의 강경파 고위 관료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황은 앞서 종려주일 미사에서도 “예수는 전쟁을 거부하셨으며, 그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강경한 반전(反戰)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교황의 발언이 최근 국방부 기도 모임에서 “자비의 가치가 없는 이들에 대한 압도적인 폭력”을 간구하며 논란을 빚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 기독교 근본주의 성향의 공직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황은 부활절 당일인 5일 오전, 성베드로 광장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로마와 전 세계를 향한 축복 메시지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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