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관광축제 ‘춘향제’ 5월 개최
피오리움 미디어아트·K-하몽 새 명물
전국 ‘남원추어탕’ 성지, 더덕장어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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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에서 1931년 음력 5월 5일 시작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한 ‘춘향제’가 오는 30일 개막해 5월 6일까지 펼쳐진다. 몽룡과 춘향의 만남 장소 ‘광한루’ |
남원은 지리산 달궁계곡·뱀사골·정령치·구룡폭포의 청정생태, 김병종미술관, 달빛정원 피오리움, 혼불문학관, 서도역 ‘미스터션샤인’ 촬영지, 남원예촌 등 문화예술을 겸비한 고을이다. 국가유산방문 코스 ‘소릿길’의 중심도시이기도 하다.
여기에 K-하몽을 빚어내는 남원 흑돼지, 지리산 청정 옥수를 헤엄치며 건강하게 자란 민물고기와 남원 추어탕, 장어구이, 꿀, 더덕, 다슬기 등 ‘건강미식 로드’로서도 손색이 없다.
계절의 여왕 5월의 남원을 여는 간판스타는 단연 국내 관광축제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제96회 춘향제이다.
춘향의 멋, 세계를 매혹시키다
서의철 명창 등 남원의 예인과 근년에 선발된 미스 춘향들, 축제를 준비하는 민관 스태프들은 최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상경 공연 한마당(프레스데이)을 펼쳤다. 이몽룡과 성춘향은 빠른 비트의 역동적인 춤을 선보이며, 순정남녀 이미지를 확 던져버렸다.
‘걸크러시 춘향’의 면모는 오는 30일 개막해 5월6일까지 광한루원, 요천변에서 진행될 제96회 춘향제(부제:춘향의 멋, 세계를 매혹시키다)가 ‘다이나믹 페스티벌’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1931년 음력 5월 5일 춘향의 제사를 지내면서 시작된 춘향제는 대한민국의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공연 예술형, 국민 참여형 축제이자 지역축제의 효시이다.
기품·결기·사랑·전통 등 4개의 범주로 나누어 글로벌 춘향 선발대회, 춘향 뷰티존, 춘향 한복 패션쇼, 춘향제향, 춘향 카니발과 창극, 춘향 사랑춤, 대한민국 춘향 국악대전, 춘향 화첩 일러스트 전시회, 한복 패션쇼, 전통혼례 체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 기브 런트립 등이 펼쳐진다. 아울러 판소리 신인대전, 판소리와 랩의 배틀 ‘춘향 랩&판소리’, 광한루 등불 행렬, 광한루각·십수정·예루원·길놀이 무대에서의 버스킹, K-푸드존, 어린이 체험존 등도 이어진다. 광한루원 내 복합문화공간 남원다움관에서 K-컬쳐와 K-뷰티를 한눈에 감상할 수도 있다.
남원시는 이 행사를 위해 풍류 차박 캠핑, 춘향 퍼스널 패키지, 춘향 K-풍류 패키지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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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향제 |
미술·문학·남원 예술 “너무 아름다워 미안”
광한루원에서 벚꽃나무가 늘어선 요천을 건너면 1.5km 반경내에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과 달빛정원 피오리움이 나오고, 광한루원 북쪽 20km 지점 사매면엔 혼불문학관이 있다.
미술관은 김병종 작가의 기증 작품으로 설립됐다. 이곳엔 2000권가량의 미술·문학·인문학 관련 도서가 비치된 북카페도 있다.
미술관 외관은 작가의 바람대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잘 녹아들면서, 자연을 경배하듯 납작 엎드린 모양새로 지어졌다. 계단형 인공 연못은 거울이 돼 남원의 자연을 끌어들였다. 미술관 카페 이름은 ‘너무 아름다워 미안하다’는 뜻의 미안 카페이다.
작가의 초기작 ‘바보 예수’, 최근작 ‘풍죽’, ‘송화분분’ 외에 거울 반사형 설치 미술, 미디어아트, 신진작가들의 실험작과 처녀작까지 전시해 놓고 있다.
요천변에 있는 달빛정원 피오리움은 첨단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김병종 작가의 화홍산수를 모티브로 한 ‘피어나다’와 장소를 뜻하는 ‘리움’이 만나 만들어진 이름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남원의 빛’을 주제로 디지털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사매면의 혼불문학관은 한국 현대문학의 걸작인 혼불(고(故) 최명희 작가)의 배경지인 노봉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작가의 집필실과 소설을 형상화한 디오라마가 전시돼 있다. 청호저수지와 노적봉의 풍경이 어우러져 없던 문학 DNA마저 샘솟아, 시라도 한 수 읊을 만한 경치이다. 혼불문학관에서 1.5㎞ 떨어진 곳엔 구서도역 영상촬영장이 있다. 이곳은 ‘미스터션샤인’ 드라마에서 유진초이와 애신이 처음 만나던 모습을 비롯해 3회에 걸쳐 나왔던 핵심 촬영지이다. 기차역 벤치에 앉거나 메타세쿼이아의 호위를 받는 기찻길을 걷기만 해도 모두 영화배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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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구룡폭포 |
지리산 구룡폭포·달궁계곡 봄물 콸콸
겨우내 얼었다 녹은 물이 신나게 쏟아지는 지리산으로 향한다.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에서 반선까지 북쪽 경사면 V자 계곡, 뱀사골은 지리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짜기로 꼽힌다. 14㎞ 전 구간이 기암절벽이고, 100여개 크고 작은 폭포와 소(沼)가 있다. 지도를 보며 석실, 요룡대, 탁용소, 병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 등 명소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탐방하면 지리산의 속살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골짜기를 걷는 것이라 힘들지는 않다.
잠시 와운마을 언덕에 올라 천년송이라 불리는 커플 노송의 운치를 감상하고 가자. 500살쯤 된 낙락장송인데, 합하면 1000살이라서 천년송이 아니라, ‘천세 천세’ 마을의 안녕을 지켜준다는 뜻에서 천년송이다.
뱀사골은 달궁계곡으로 이어진다. 이곳 역시 평탄하다. 반야봉·노고단·만복대·고리봉·덕두봉의 호위 속에 달궁마을부터 심원마을까지 6㎞ 구간엔 쟁반소, 와폭, 구암소, 청룡소, 안심소 등이 있다. 마한의 수호성이 있던 곳이라 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산내면에서 주천면으로 진입해 지대가 조금 낮아지는 어느 길목에 들어서면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바로 ‘음력 4월 아홉마리 용이 놀다 승천한다’는 구룡폭포이다.
이면도로변에서 계단 370개를 내려가면, 구름다리 앞에 높이 30m의 폭포가 우렁차게 물줄기를 뿜어낸다. 겨우내 움츠렸던 심신이 활기를 되찾듯, 구룡도 새봄을 맞아 불어난 봄물을 대차게 쏟아내고 있었다.
간곡히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 영험한 것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곳의 기운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다.
중후장대한 지리산을 대하다 운봉 바로 아래 덕과면 용산리 ‘지리산 허브밸리’에서 예쁜 지리산을 발견한다. 옥상은 산토리니풍으로 디자인했고, 앞마당엔 지리산에서 나는 예쁜 허브들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억척 어머니 같은 지리산은 1300여종의 향기 좋고 아름다운 허브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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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흑돼지로 만든 K-하몽 |
약이 되는 K-푸드, 남원 미식로드
허브밸리 근처 사찰요리 전문식당 ‘정향채의 하루’는 약이 되는 식재료만을 골라 요리한다. 산자락 지리산농장과 더찹샵은 K-하몽 등 샤퀴테리(육가공품)를 공급한다. 이곳에 가면 와인 시음과 K-하몽 페어링 시식, 살라미 제조 체험은 물론, 스페인도 울고 갈 지리산 하몽을 득템할 수 있다.
서울 등 전국 곳곳에 남원추어탕 간판이 있는 것은 남원이 추어탕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남원의 지리산-섬진강 민물고기는 전국 최고의 추어탕을 빚어냈다. 미꾸리를 갈아 된장을 풀고 들깻가루를 넣은 육수에 아삭한 시래기를 듬뿍 넣고 팔팔 끓여내는 것이 남원식이다.
남원 식정동엔 더덕 장어 거리가 있다. 소금구이나 양념구이와는 다르다. 고추장 베이스 소스 장어를 돌판에 구워내고 그 위에 생 더덕을 한가득 썰어 덮어준다. 부드럽고 기름진 장어 맛을 싱싱한 생 더덕채가 잡아준다.
간 해독 성분이 있는 다슬기탕은 순도 100% 자연산 다슬기로 만든다. 남원식은 통통한 다슬기를 맑게 끓여내거나 아욱을 넣는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든다. 다슬기전, 다슬기 닭백숙도 있다.
정부 농촌살리기 공모사업으로 농협창고를 리뉴얼해 조성한 남원의 카페 ‘노슈가’ 빵지순례에선 설탕 없이 이렇게 맛있는 빵이 만들진다는 데 놀란다. 남원역 인근 얕은 구릉지 위 카페는 옥상에서 혹은 유리 통창으로 지리산을 마주 보며 커피와 차, 백향과(패션프루트) 에이드, 젤라토 등을 즐기는 곳이다.
춘향만 가진 줄 알았던 남원은 참 많은 것을 가졌다.
남원=함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