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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이란 메라즈 항공 여객기 내부. 종전 협상을 위해 탑승한 70여 명의 이란 고위 대표단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짙은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하지만 비행기 안을 더욱 무겁게 짓누른 것은 그들의 빈 옆자리를 채운 참혹한 화물들이었다. 화마에 그을린 자국이 선명한 작은 책가방, 꽃, 그리고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영정 사진이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사람 대신 168명 아이들의 유품을 동반자로 선택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이 이끄는 이란 종전 협상 대표단이 전날 밤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이들의 이동 과정은 그 자체로 미국을 향한 거대한 시위이자, 전 세계에 미국의 군사적 만행을 고발하는 정교한 여론전이었다.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미나브에 위치한 ‘샤자라 타이이바 초등학교’ 참사 희생자들의 유품이 그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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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첫날인 지난달 28일, 평화롭게 수업이 진행 중이던 이 초등학교 건물에 미 해군 구축함(USS 스프루언스)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건물이 완전히 붕괴된 이 참혹한 폭격으로 무고한 어린이 168명을 포함해 무려 175명이 잿더미 속에서 숨을 거뒀다.
최근 미국 언론의 예비조사 보도를 통해 드러난 참사의 원인은 ‘표적 설정 오류’였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과거 군사 기지로 쓰였던 해당 부지의 오래된 옛날 데이터를 업데이트 없이 그대로 공격 좌표로 설정하면서 빚어진 오폭 사고였다.
이란 대표단은 이 비극을 대미(對美) 압박을 위한 가장 날카로운 무기로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종전 협상에 나선 이란 대표단의 파격적인 행보를 두고 “이란 관리들이 예상대로 상징적인 의미를 듬뿍 담아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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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갈리바프 의장은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참혹한 유품들이 나란히 놓인 기내 좌석 사진을 직접 공개하며 “이번 비행의 내 동반자들”이라고 적었다. 여기에 희생자를 뜻하는 ‘#미나브168(Minab168)’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국제사회의 시선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이에 호응하듯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이란 대사관 역시 갈리바프 의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유품을 어루만지는 동영상을 연달아 게시하며 전 세계적인 공분을 유도했다.
사태 초기 백악관 측은 “미국은 절대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며 책임을 부인했지만, 명백한 오폭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린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