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브아웃<특정사업 분리 매각>’ 시대…M&A ‘실행력’이 승부 가른다

KPMG ‘글로벌 M&A 트렌드’ 보고서
규제·조세 변화 속 포트폴리오 재편
비핵심 분리·자본 효율화 전략 부상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복잡한 거래를 실제로 완결해 내는 ‘실행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이 유효한 해법으로 떠오르며 시장 구조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20개국 기업 및 사모펀드 인수·합병(M&A) 이해관계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글로벌 M&A 트렌드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시장은 딜 파이프라인의 회복세가 예상되는 동시에 거래 난도는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규제와 세제 변화가 자산 가치 평가와 가격 협상을 어렵게 만들면서, 단일 거래보다 포트폴리오 단위의 구조 재편 전략이 강조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카브아웃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반등 조짐을 보였던 글로벌 M&A 시장이 올해에도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올해 평균 약 6건의 거래를 예상했고, 응답자의 과반은 전년 대비 딜 파이프라인 확대를 전망했다. 다만 지역별로 회복 속도가 엇갈리는 ‘멀티 스피드’ 양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며, 자본시장과 거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이 회복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시장 구조를 가르는 또 다른 변수로는 투자 주체 간 리스크 감내 수준의 차이가 지목됐다. 사모펀드는 충분한 드라이파우더와 투자 기간 압박을 배경으로 보다 공격적인 딜 집행에 나서는 반면, 기업은 통합 리스크와 전사 전략을 고려해 선별적 인수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온도차는 거래 규모와 구조, 시점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M&A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M&A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조직의 실행 역량’을 지목했다. 카브아웃, 조인트벤처(JV), 단계적 지분 투자 등 거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단순한 투자 판단을 넘어 자산의 분리와 통합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내부 체계와 거버넌스가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규제·조세·지정학 리스크가 중첩된 환경에서는 개별 딜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지고, 포트폴리오 단위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카브아웃은 단순한 매각 방식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향후 1~2년 내 카브아웃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비핵심 사업을 분리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확보한 재원을 핵심 영역에 재투입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래 양상 역시 변화하고 있다. 시장은 대형 딜보다는 10억 달러 미만의 중소형 거래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외형 확장보다 인수 이후 통합 역량, 비용 구조 개선,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실질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한 거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기술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이 M&A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딜 소싱부터 실사, 가치평가, 통합 전략 수립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분석 범위를 넓히고 의사결정의 정밀도를 끌어올리면서, 투자 판단 기준 자체를 재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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