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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VIP자산운용 제공] |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기업이 주주 요구에 답할 책임을 지는 ‘거버넌스 코드’ 도입이 필요합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3차 상법 개정 이후 첫 주주총회를 치러봤지만 현행 구조로는 기업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주주 요구를 검토하고 이에 대해 설명할 책임을 제도화하는 것이 거버넌스 코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설립된 VIP자산운용은 저평가 기업에 장기 투자해 기업가치 개선을 추구해온 가치투자 운용사다. 최근에는 ‘우호적 행동주의’를 통해 기업 변화를 직접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주주총회 현장에서 확인됐다. VIP자산운용은 불합리한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며 제도 변화와 한계를 동시에 경험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제도 변화에 대응한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확산됐다.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한 기업은 2093개사로 전체 2478개사 가운데 84.5%를 차지했고, 전자투표 도입 기업도 1605개사로 64.9%까지 늘었다.
김 대표는 “이전과 비교하면 진전된 부분은 있다”면서도 “지배주주 중심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자동차 부품업체 대원산업 주주총회에서는 이러한 한계가 확인됐다. VIP자산운용은 집중투표제 배제와 낮은 배당 정책에 반대했지만 최대주주 측 지분이 60%를 넘어서면서 주요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다.
그는 문제의 핵심으로 투자자와 기업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목했다. 현재 자본시장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와 감시 역할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중심으로 운영된다. 반면 기업은 주주의 요구에 응답할 의무가 없다.
김 대표는 “투자자가 아무리 합리적인 요구를 해도 회사는 이를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며 “기업도 주주의 요구를 검토하고 설명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거버넌스 코드 도입이다. 기업이 주주 요구를 검토하고 이에 대해 답할 책임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일본 사례를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일본은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뒤 2015년 기업거버넌스 코드를 함께 도입했다. 투자자와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제도 도입 당시 일본 금융청은 이 두 코드를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했다”며 “투자자가 밀고 기업이 응답해야 시장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도와 함께 기업의 동기를 바꾸는 입법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그 결과 주가를 적극적으로 끌어올릴 유인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주가누르기방지법’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라며 “주가가 아니라 기업의 실제 자산가치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지면 기업도 주가를 외면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행동주의를 대립이 아닌 변화의 과정으로 정의했다.
김 대표는 “행동주의는 회사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과정”이라며 “주주가 목소리를 내고 기업이 이에 답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시장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돌아봤을 때 기업을 흔든 사람이 아니라 기업이 바뀌는 데 기여한 투자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