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 수은·납 없이” 중파장 적외선 감지…비용·환경오염 한번에 잡는다

- 고려대 정광섭 교수팀, 친환경 적외선 센서 구현


이번 연구를 수행한 정광섭(오른쪽)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고려대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물질 수은과 납없이도 열화상카메라와 체온 감지, 가스 분석에 필수적인 중파장 적외선 감지에 성공했다. 값비싼 진공장비없이 용액 공정만으로 소자를 만들 수 있어 높은 제작비용과 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정광섭 교수 연구팀이 텔루륨화은 콜로이드 양자점을 활용해 중파장 적외선(3-5 μm) 전 대역을 검출하는 비독성 광검출 소자를 구현했다고 21일 밝혔다.

중파장 적외선 검출 기술은 열화상 카메라, 의료용 체온 감지, 산업용 가스 분석 등 현대 산업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소자들은 대부분 수은(Hg) 등 인체에 유해한 독성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며, 제작 과정에서 고가의 진공 장비가 필수적이라 대량 생산과 일반 소비자 시장 확대에 큰 제약이 있었다.

그 대안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콜로이드 양자점이 주목받아 왔으나, 이 역시 수은을 포함한 소재가 주를 이루어 바이오 및 의료 분야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독성이 없는 텔루륨화은(Ag2Te) 양자점이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기존 방식으로는 입자 크기를 일정 수준 이상 키울 수 없어 중파장 적외선을 감지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텔루륨화은 양자점 광검출 소자의 중파장 적외선 감지 파장 확장 및 열화상 이미징.[고려대학교 제공]


연구팀은 기존 합성법의 한계를 깨기 위해 ‘후성장(post-growth) 공정’을 새롭게 고안했다. 130℃의 저온에서 작은 텔루륨화은 씨앗 입자를 만든 뒤, 이를 180℃에서 은 전구체와 환원제를 추가 투입해 더 크게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 공정을 통해 연구팀은 입자 크기를 정밀하게 제어하며 중파장 적외선 전 대역을 감지할 수 있는 양자점 합성에 성공했다.

실제 제작된 소자는 37℃와 40℃의 미세한 체온 차이를 명확히 구별해냈으며, 이는 정상 체온과 발열 여부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빛에 반응하는 속도가 523 나노초(ns)에 달해, 비독성 중파장 적외선 소자 중 세계 최고 속도를 기록했다.

정광섭 교수는 “친환경 소재인 텔루륨화은을 활용해 독성 문제없이 중파장 적외선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향후 의료용 발열 모니터링 시스템, 대기 오염 가스 탐지 등 실생활과 밀착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Post-Doc. 성장형 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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