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印에 600만톤 제철소 승부수…JSW와 ‘초대형 합작’

50대50 합작으로 오디샤에 일관제철소 건설
2031년 준공 목표…고성장 인도 시장 선점
저탄소·스마트 공정 결합
입지·인프라·기술 3박자
글로벌 수익→국내 탈탄소 투자 ‘선순환’


포스코가 20일(현지시간) 인도 1위 철강사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자얀트 아챠리야 JSW스틸 사장,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가 인도에 대규모 일관제철소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며 글로벌 철강 시장 재편에 대응한 승부수를 던졌다. 인도 1위 철강사 JSW스틸과 손잡고 고성장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 창출한 수익을 국내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성장 모델’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20일(현지시간) 인도에서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는 공동 경영 체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설비 투자 차원을 넘어 글로벌 철강 공급망을 확대하고 인도 내 고부가가치 철강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으로 평가된다. 체결식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양사의 협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2024년 양사 최고경영진 간 양해각서(MOU)를 시작으로, 2025년 주요 조건 합의(HOA)를 거쳐 이번 본계약 체결로 이어지면서 사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인도 동부 오디샤주 지도 [123rf 제공]


저탄소 공정·재생에너지 결합…‘그린스틸’ 체계 구축


새롭게 들어서는 제철소는 인도 오디샤주에 위치하며, 연간 조강 생산능력 600만톤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세계 최대 제철소인 광양제철소(약 2100만톤)와 포항제철소(약 1770만톤)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단일 제철소로는 상당한 규모다. 제선·제강·압연 등 전 공정을 갖춘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해 고급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착공 이후 약 4년의 공사를 거쳐 2031년 완공이 목표다.

입지 또한 전략적으로 선정됐다. 철광석 광산과 가까운 데다 물류·전력 인프라 활용이 용이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친환경 제철’이라는 글로벌 흐름에도 맞춰 설계된다. 포스코의 저탄소 생산 기술과 스마트팩토리 역량에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해 일부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인도 정부가 마련한 ‘그린스틸 분류체계’ 기준에도 부합하는 생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해 2월 11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모습. 이상섭 기자


네 번 실패한 ‘약속의 땅’ 오디샤…20년 만의 재도전 결실


이번 프로젝트는 포스코가 20년 넘게 추진해온 인도 제철소 진출의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도 상공정 진출을 시도했지만 부지 확보와 파트너 선정 등의 문제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이번 제철소가 들어설 인도 오디샤주는 포스코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2005년 처음 진출을 추진했던 ‘약속의 땅’이었지만, 주민 반대와 정책 변화, 합작 파트너 문제 등이 겹치며 네 차례나 사업이 좌초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후 전략을 수정해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 하공정 투자로 기반을 다진 뒤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왔다. 특히 JSW그룹과는 긴밀한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는데, 2022년 포항제철소 침수 당시 JSW가 설비를 지원해 조기 복구를 도운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추진된 해외 전략 가운데서도 상징성이 큰 결정으로 보고 있다. 장 회장은 2024년 취임 이후 ‘철강 경쟁력 재건’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인도와 북미 등 고성장 시장을 겨냥한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인도 서남부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공장 정문. 이 냉연 공장은 포스코가 각별한 인연의 인도 시장을 뚫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철강 수요 연 10% 성장 인도…글로벌 생산거점 확보


인도 시장의 성장성은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꼽힌다. 인도는 빠른 경제 성장과 도시화, 제조업 확대를 바탕으로 철강 수요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전 산업 고도화로 고급강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점이 매력 요인이다.

포스코는 이번 인도 투자 외에도 미국 제철소 지분 투자와 글로벌 철강사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해 시장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공장 전환과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해외서 벌고 국내에 투자…포스코 성장 모델 전환점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해외 확장을 넘어, 글로벌 수익을 국내 친환경 전환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포스코가 ‘글로벌 성장-국내 혁신’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이번 합작투자를 통해 포스코의 혁신적인 철강 기술력과 JSW그룹의 강력한 현지 경쟁력을 결합하여, 미래가치 창출은 물론 양국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얀트 아차리야 JSW스틸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포스코와의 파트너십은 양사의 비전과 의지를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인도 철강 생태계를 강화하고 국가 산업 가치 사슬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