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수처 보완수사 갈등’ 감사원 공무원 사건 일부만 기소…상당 부분 불기소[세상&]

공수처 송부 이후 보완수사 주체 놓고 갈등
19건 중 16건은 불기소…약 12억9000만원 상당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보완수사 주체를 놓고 갈등을 빚은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 사건에 대해 검찰이 혐의가 입증된 일부 내용만 기소하고 상당 부분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보완수사요구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검찰 자체의 보완수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결과가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언제든 유사한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정재신)는 22일 뇌물수수 혐의로 감사원 전 부이사관 김모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일부 뇌물수수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6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었다.

검찰은 이날 건설사 임원 A씨와 또 다른 건설사 임원 2명에 대해 각각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사건은 감사원이 2021년 10월 김씨에 대해 공수처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본인이 담당하는 피감기관에서 공사를 수주한 민간 건설사들이 본인 운영 전기공사업체에 공사를 주도록 하는 방식으로 19회에 걸쳐 합계 15억8000만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 또 김씨가 법인자금 총 13억2000만원을 횡령한 의혹도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공수처는 수사를 벌여 2023년 11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당시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고, 뇌물액수 산정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공수처는 영장 기각 후 사건을 검찰에 송부했고 양측 갈등이 본격화됐다. 검찰은 2024년 1월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이송했다. 그런데 공수처는 수리 근거 규정이 없다며 기록 수리를 거부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5월 압수수색·통신 영장을 청구하며 직접 수사에 나섰으나 법원은 “공수처 사건 추가 수사권을 부여한 법령상 근거가 없다”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공수처에 이송사건 수리 절차 이행과 추가 수사를 요청했다. 이어 우선 지난해 6월 공소시효가 임박한 뇌물수수 혐의 일부를 기소했다. 2018년 6월 감사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피감기관인 공기업체로부터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수주한 한 건설사가 본인 운영 업체에 2억187만원 상당 전기공사를 주도록 한 혐의다.

김씨의 다른 혐의 부분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검찰과 공수처는 지난해 9월 협의를 거쳐 공수처가 추가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이 기록 사본을 공수처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이날 건설사에게 감사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909만원을 받고, 다른 건설사에게 8030만원 상당 전기공사를 주도록 한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법인자금 횡령 혐의도 공소장에 적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가 뇌물수수를 했다는 총 19건 중 16건은 끝내 불기소 처분했다. 금액 규모는 약 12억9000만원 상당이다. 검찰은 이날 제도적 한계로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어 범행 전모 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공수처 구속영장 청구가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된 점을 고려해 보완수사를 요구했으나, 수리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장기가 거부했고 이에 직접 진행하기 위해 압수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에도 법원은 공수처에 대한 검찰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구속기간을 연장하지 못하고 윤 전 대통령을 급하게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법리와 증거를 면밀히 검토해 공수처 송부 사안 중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 일부 범행(3건·약 2억2900만원)을 기소했으나, 이외 상당 부분(16건·약 12억9000만원)을 불기소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 경찰과의 관계에서도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 보완수사가 불가능하고 보완수사 요구권이 실효적으로 이행되지 않으면 같은 사례가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제도 설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검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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