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호주·한국서 디지털 성과 원해”…미국, 301조 카드로 압박 수위 높여

미 무역대표 “차별·과도 규제 좌시 안해”…필요시 제재
관세 목적 301조엔 선 긋지만 “수단 있다” 경고
프랑스 디지털세 사례 언급…각국 규제 협상 압박
한국 비관세 장벽도 도마…미 의회서 문제 제기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중국 관리들과의 새로운 무역 협상 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디지털 규제 분야를 둘러싸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상을 통한 해결을 우선한다는 입장이지만, 필요할 경우 무역 제재 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디지털 규제와 관련해 “우리가 꽤 초점을 두는 영역”이라며 “EU든, 호주든, 한국이든 성과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거나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현금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서비스세와 같은 규제가 사실상 미국 빅테크를 겨냥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무역법 301조 적용과 관련해 “관세 부과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게는 수단이 있고 필요하면 사용할 것”이라며 압박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프랑스가 디지털서비스세를 6%로 인상하려다 보류한 사례를 언급하며, 협상을 통한 해결이 우선이지만 필요할 경우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발언에서 한국은 특정 타깃으로 지목됐다기보다는 질문 과정에서 함께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지털 규제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301조 조사나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301조 조사에 착수하면서 디지털서비스세뿐 아니라 의약품 가격, 쌀 시장 접근 등도 추가 조사 가능 분야로 거론한 바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은 “한국 도로에서 미국 자동차를 찾기 어렵다”며 시장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향후 한미 통상 협상에서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까지 압박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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