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李대통령 임기내 전작권전환 목표’ 일단 호응…“조건 달성해야”

“서쪽으로 시야 넓히는 방안 모색”…전략적 유연성 강조도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미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우리는 2029회계연도 2분기(한국 기준 2029년 1분기) 이전까지 해당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22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군사위원장인 마이크 로저스(공화) 의원으로부터 전작권 전환 준비 상황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으로 이양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2029년 1분기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환’ 구상과 일단 궤를 같이한다.

다만 미국의 정권교체 시기와 맞물려 있어 실제 전환 여부와 시점은 미국의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2029년 1월 20일) 이후까지 걸쳐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문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할지에 따라 일정이 앞당겨지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종 전환 결정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 몫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028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차기 미국 행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가 달라질 경우 전작권 전환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브런슨 사령관이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 충족’을 거듭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날 상원 군사위에서 전작권 권한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조건이 충족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작권 전환 문제를 정치적 일정에 맞추기보다 한국의 군사적 준비와 조건 충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국이 향후 전작권 전환 조건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는 2014년에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에 합의한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전작권 이양을 위한 준비 상황과 관련해 “현재로선 한국이 국방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향후 회계연도 3년간 국방비 8.5% 증액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여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전통제권은 특정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일정한 시간과 공간 내에서 지정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현재 평시 작전통제권은 한국군 합참의장(4성 장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은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각각 행사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경우 전시에도 한국군 4성 장군이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한미는 노무현 정부 때 전작권을 2012년 4월까지 전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명박 정부에서 이를 2015년 12월로 연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 구체적인 시한을 정하지 않고,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전환하기로 방침을 다시 조정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와 검증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진행된다.

현재 FOC 평가를 마치고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절차가 끝나면 한미는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제시하고 마지막 FMC를 진행하며 더 구체적인 전환 시점을 정하게 된다.

오는 10월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 공동의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가 제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초 2028년이 목표연도로 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브런슨 사령관이 ‘2029년 1분기까지’ ‘조건 달성 목표 시점’으로 제시하면서 양측 간 시점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전작권 전환과 함께 우리는 북한 관련 임무에 ‘필수적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서쪽으로 시야를 넓혀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이 한반도에만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한반도 방어와 함께 대만해협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안보 현안으로도 대응 범위를 넓힐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모두발언에서 “한반도는 미국 본토를 방어하고 역내에서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적 요충지”라며 “한국에 주둔한 우리 군은 급변하는 전략적 과제에 대응코자 현대화를 추진 중이며, 이는 제가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라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