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원팀 리더십’…兆단위 흑자 가시권

1분기 영업이익 1467억원
‘2.5조’ 적자에서 구원 성공
OLED 집중, 매출 비중 60%
중소형 강화 파주 1.1조 투자




LG디스플레이가 올해 5년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 회복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1분기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감소하는 계절적 비수기 속에서도 1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반기 애플 스마트폰 출시 일정과 맞물려 실적 우상향이 기대되는 만큼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무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2조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LG디스플레이의 체질개선은 정철동(사진) 대표이사 부임을 계기로 시작됐다. 기술자 출신인 정 대표가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모든 사업부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집중하는 이른바 ‘원팀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지난해부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영업익, 2021년 ‘코로나 특수’ 이후 최대=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340억원, 영업이익 146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고 평가 받는 2021년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흑자 폭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 4310억원, 4분기 영업이익 1690억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꾸준히 개선된 이익 체력을 나타냈다.

1분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조1410억원으로 EBITDA이익률은 21% 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특성상 대규모 공장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EBITDA 이익율이 높을수록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까지만 해도 2조5000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를 나타내던 회사였다. 이 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이 정철동 대표다. 2019년부터 LG이노텍 대표로 일하던 그는 2023년 12월 LG디스플레이 새 수장으로 이동했다.

40년 LG맨인 정 대표는 부품·소재 계열사를 두루 거친 기술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정 대표는 과거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그는 2004년 LG필립스LCD 생산기술담당(상무), 2010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전무), 2013년 LG디스플레이 CPO(부사장)를 역임했다.

▶대형부터 중소형까지…고부가가치 라인업 구축=정 대표는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원팀’ 정신으로 수익성 극대화 작업에 돌입했다. 부임 당시 OLED 사업은 TV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에 집중돼있었는데 핵심 고객사인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공급 확대를 꾀했다. 중형 IT용 제품인 태블릿PC와 노트북 시장도 공략해 하이엔드 라인업을 중심으로 납품량을 늘렸다.

중국 기업과 저가경쟁이 이어지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도 정리했다. 2024년 9월 중국 광저우 8.5세대 LCD 공장을 CSOT(차이나스타)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렇게 확보한 2조원 규모 자금을 중형 OLED에 재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중국 난징에서 운영하던 차량용 LCD 공장도 중국 기업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혁신도 있었다. 2024년 말 OLED 공정에 AI(인공지능) 생산 체계를 도입해 공정 고도화에 나섰다. OLED는 140개 이상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이상 원인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도출한다. 도입 당시 연간 2000억원 이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OLED 집중 전략이 적중하면서 지난해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61%를 나타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32%였던 OLED 매출 비중은 2022년 40%, 2024년 55%로 지속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60%를 유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1분기 면적당 판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5% 상승했다.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가리지 않고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했다는 분석이다. 소형 사업은 기술, 생산 및 오퍼레이션 전반의 강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중형 사업 역시 하이엔드 고객 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고 저수익 제품을 적극적으로 축소하는 활동에 집중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 사업은 글로벌 하이엔드 세트사가 OLED TV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함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최근 하이엔드 게이밍용 모니터 제품이 빠르게 LCD에서 OLED로 전환되면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성장 동력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1조1000억원을 투입해 파주 사업장 중소형 OLED 라인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미래 성장 준비와 재무 건전성 확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2분기 대형 OLED 중심 수익성 개선=증권업계에서도 일찌감치 우호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면 2021년 2조2306억원 이후 5년 만의 성과다.

오는 2분기에는 대형 OLED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TV 수요 증가가 확인됐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시하고 있는 희망퇴직과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2분기 대형 OLED 중심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1520억원 수준 실질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아이폰18 OLED 패널 출하를 고려하면 영업이익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1분기 계절적 비수기와 LCD TV 사업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과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모바일 패널 출하가 선전했다”며 “글로벌 고객사향 고가 세그멘트 내 안정적 공급자 지위로 인해 하반기 패널 출하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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