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떡 팟 구합니다”…밥값 부담에 청년들 ‘소분 모임’ 퍼진다

떡볶이 전문점에 모인 청년들이 음식을 소분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동전쟁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심화되면서 20~30대 청년들이 음식을 함께 주문해 나눠 먹거나 미리 대량의 요리를 만들어두고 소분해 먹는 방식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떡볶이 전문점에는 20~30대 세 명이 함께 방문해 떡볶이에 치즈 토핑과 만두, 주먹밥 등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자 이들은 각자 챙겨온 용기를 꺼내 떡볶이를 나눠 담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의 동네 채팅방을 통해 모인 ‘엽떡 팟’ 모임 참가자들이다. ‘엽떡’은 매운맛으로 유명한 엽기떡볶이를, ‘팟’은 모임을 뜻하는 파티(party)를 뜻한다.

해당 모임을 운영 중인 20대 여성 ‘5호라’(닉네임)씨는 약 260명이 참여한 채팅방에 “내일 점심 떡볶이 소분하실 분”을 모집했고, 참여자들이 모여 떡볶이를 나눴다. 이날 주문 금액은 약 2만3000원이었으나 세 명이 나누면서 1인당 부담은 7000원 수준으로 뚝 낮아졌다.

5호라씨는 “떡볶이만 2만원 가까이 나오는데 사이드 메뉴까지 포함해 7천원 정도에 먹을 수 있어 좋다”며 “식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통해 음식과 비용을 나누는 ‘소분 모임’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당근 등에는 ‘엽떡 소분 모임’, ‘마라탕 모임’ 등 다양한 소분 모임 개설 글이 올라와 밥값을 아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대용량 상품을 나누는 ‘코스트코 모임’이나 친목을 목적으로 한 ‘감자튀김 모임’ 등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고물가 상황 속에서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을 위한 목적형 모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창고형 마트 소분 모임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식비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이 참여하고 있다”며 “효율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청년들의 소비 성향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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