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판 10명 중 4명, 10년 초과 보유자였다 [H-EXCLUSIVE]

1~3월 서울 집합건물 매도 분석
강남3구, 2021년 31%서 44%로
장특공 축소 예고 ‘세금회피’ 매물
“개편 후 거래위축·매물잠김 우려”




올해 1분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을 매도한 이들 중 44%는 매수한 지 10년이 넘은 장기보유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들어 다주택자·고가주택·비거주 1주택자 등에 세 부담을 늘릴 것을 시사하자, 이를 우려한 매물 출회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22면

27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주택 등) 매도자 중 10년 초과 보유자 비중은 36.4%로 집계됐다. 고가주택 밀집지역인 강남3구에선 이 비중이 43.8%로 더 높았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부동산 세제 강화 기조와 맞물린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월 2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과 함께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언급하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1월 25일에는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밝히며, 보유세 인상을 내비쳤다.

이에 다주택자와 더불어 고가주택을 보유한 고령의 1주택자도 세 부담을 줄이고자 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1분기 강남3구 매도자 중 장기보유자가 40%대에 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숫자는 부동산 세제 강화 기조가 나타났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36.86%)과 2021년(31.23%)보다 높다.

함 랩장은 “장특공제를 개편하면 장기보유 매도 비중이 높은 강남권의 민감도가 서울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제도 자체가 차익이 커질수록 감면효과도 커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고가주택 시장의 매물 증가가 지난 10년간 상승폭이 컸던 데 따른 ‘차익실현’ 목적도 있다고 본다. 때문에 거래 비용이 늘어날 경우 ‘매물 잠김’에 따른 집값 반등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KB부동산의 월간통계에 따르면, 이달 강남구 아파트 값은 두달 연속 내려갔지만 서울 전역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또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세가는 이달 6억원으로, 2022년 9월(6억658만원) 이후 3년 7개월 만에 6억원을 재돌파했다.

전셋값의 상승은 매매가격도 밀어올릴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장특공제 개편 시 보유(최대 40%) 혜택을 줄이면 그만큼 현행 최대 40%인 거주 관련 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거주 1주택자’에 한해선 거래 부담을 높이지 않을 것을 시사하며, 매물 잠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통상 매물을 내놓는 사람은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기 위한 수요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매도 과정에서 장특공제 축소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 갈아탈 집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로 조달해야 할 자금도 늘어난다”며 “이 경우 차라리 기존 집에 머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소유주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혜원·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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