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란전 재개시 심각 결과”…트럼프 “당신 전쟁부터 끝내라”

트럼프·푸틴 통화…러 전승절 계기 우크라 휴전 논의
푸틴, 이란전 개입 의사…美 공격 재개엔 강한 경고
트럼프 “우크라 종전이 먼저”…러 제안 사실상 거부
핵협상·해상봉쇄 병행 압박…두 전쟁 ‘동시 관리’ 시험대
“이란 핵 포기 없인 합의 없다”…강경 기조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이란 문제를 동시에 논의하며 ‘두 전선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 전쟁 개입을 시사한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 종전 우선 원칙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 간 입장차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양국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달 9일 러시아 전승절을 계기로 한 우크라이나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기간 휴전을 선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좋은 대화를 했다”며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앞서 부활절 기간 이뤄진 32시간 일시 휴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추가 휴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통화에서 핵심 쟁점은 이란 문제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의사를 밝히며 중재 역할을 자처했지만, 동시에 미국의 군사행동 확대에는 강한 경고를 보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이 재개될 경우 국제사회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지상전 확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중동 확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우선 과제로 압박했다. 그는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부터 끝내길 바란다”고 말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방식은 2015년 이란 핵합의처럼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제3국으로 이전하는 구조일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기존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며 사실상 ‘완전한 핵 포기’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추진 중인 해상 봉쇄 전략도 유지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봉쇄를 “천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군사 충돌 확대 대신 경제 압박을 장기화하는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통화는 우크라이나와 이란이라는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부담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전쟁의 종료 시점에 대해 “비슷한 시간표에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병행 관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러시아가 중동 문제 개입 의지를 드러내고, 미국은 이를 견제하면서 우크라이나 종전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양국 간 전략적 계산도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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