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고령 결장암, 병기와 위험도 기반 치료가 핵심”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 합동 연구
고령 결장암 항암치료 해법 제시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윤석(왼쪽) 교수와 배정훈(오른쪽) 교수.[서울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암병원 이윤석 교수를 중심으로 한 5개 병원 연구팀이 나이보다 ‘암의 병기와 위험도’에 기반한 치료 전략이 생존율 향상에 결정적 열쇠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에는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보조 항암화학요법(adjuvant chemotherapy) 효과를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대장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구분되는데, 대장암 발생 중 결장암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3분의 1가량이 7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장암은 발견 시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화학요법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의 체력 저하와 부작용 우려, 명확한 임상 데이터의 부재라는 장벽에 부딪혀 항암치료 시행 여부를 두고 의료진과 환자·가족 모두 딜레마를 겪어왔다.

이윤석 교수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서울·여의도·의정부·인천·성빈센트병원)에서 결장암으로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저위험 3기 및 고위험 2·3기 환자 158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75세 이상 고령 환자 394명을 선별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단 184명(46.7%)만이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75세 미만 환자군의 항암치료 비율인 87.9%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연구팀은 항암치료 효과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고령 결장암 환자 394명을 ▷고위험 2기(164명) ▷저위험 3기(108명) ▷고위험 3기(122명)의 세 그룹으로 분류해 비교 분석했다. 가장 유의미한 효과는 ‘고위험 3기’에서 나타났다.

고위험 3기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시행 시 5년 전체 생존율은 78.6%를 기록했다. 이는 미시행군(49.1%) 대비 29.5%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완치 척도로 불리는 5년 무병 생존율 역시 48.2%에서 69.3%로 개선됐다.

반면, 고위험 2기와 저위험 3기 그룹에서는 항암치료의 유의성이 고위험 3기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이는 모든 고령 환자에게 일률적인 치료를 적용하기보다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고위험 3기 고령 환자의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통한 생존 실익을 입증해 학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열린 미국대장항문학회(American Society of Colon and Rectal Surgeons) ‘ASCRS 2025’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고위험군에서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강력한 근거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그동안 고령을 이유로 치료를 주저하던 관행을 깨고, 적극적인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1 저자인 대장항문외과 배정훈 교수는 “모든 의료의 핵심은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을 다각도로 검토해 치료 유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의 철저한 사전 평가를 바탕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한다면, 고위험 3기 고령 환자도 생존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 이윤석 교수의 ‘새로운 직장암 수술법 연구’는 최다 인용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국제학술지 출판사 와일리(Wiley)는 이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새로운 직장암 단일공 로봇수술과 기존 로봇수술의 단기 임상 비교’ 논문을 가장 많이 인용한 연구로 선정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개최된 미국대장항문학회 초청으로 세계 대장암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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