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슨리서치 집계
올해 중고선 거래 859척, 전년동기(587척) 대비 큰 폭 증가
호르무즈 해협 우회 수요
‘신조선가 < 중고선가’ 가격 역전 현상도
통상 중고선가 오르면 신조선가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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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에 머무르는 유조선들. [로이터]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중고 선박(중고선)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우회에 당장 필요한 유조선은 모든 선종의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보다 높은 상태다. 신규 발주와 중고 물량을 가리지 않고 유조선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5일 영국 조선·해양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집계된 올해 중고선 거래량은 총 859척이다. 전년 동기(587척) 대비 46%가량 늘어난 규모다.
중고선 거래가 늘어난 것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글로벌 해운 운항 차질이 장기화하면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원유 운반 선박들의 수요가 커졌다. 선박들이 이곳을 우회하면서 항로가 길어지면, 같은 물량을 운반하는 데에 더 많은 선박이 필요해진다.
해운사들 입장에선 신조선보다 중고선 확보가 더 시급한 상황이다. 새로 선박을 주문하면 인도를 받기까지 최소 3~4년이 걸리는만큼 즉시 항로에 투입할 수 있는 중고선이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조선보다 중고선이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유조선은 운송 규모에 따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최대 32만DWT), 수에즈막스급(12만~20만DWT), 아프라막스급(8만~12만DWT) 등으로 나뉘는데 이들 모두 중고선 가치가 더 높은 상태다. VLCC의 경우 현재 5년 중고선가가 1억4000만달러, 신조선가가 1억3050만달러다. 5년 중고선가가 9200만달러인 수에즈막스급, 7750만달러인 아프라막스급은 각각 신조선가보다 350만달러, 300만달러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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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조선 칼리스토호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스카트에 있는 술탄 카부스 항에 정박한 모습. [로이터] |
이같은 상황은 장기적으로 조선사들에게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통상 중고선 가격이 오르면 신조선가도 오른다. 중고선가가 높다는 것은 신조선의 미래 매각 가치도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늘어 조선사들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상태라, 중고선가도 하나의 협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사들은 중동 전쟁 국면에서 선박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중동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항로가 필요하다는 계산 아래 선주들이 특히 유조선을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오션은 올해 총 18척의 선박을 수주했는데, 이중 VLCC만 10척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원유 운반선을 각각 7척, 4척 주문했다.
이같은 추세는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1분기 실적에 이미 반영됐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70% 늘어난 44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한화그룹 편입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7일 실적을 발표하는 HD한국조선해양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37% 늘어난 1조2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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