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조업 중단에도 천문학적 비용 초래
파업으로 피해 현실화시 법적대응 불사 입장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요구 글로벌 스탠다드와 달라
학계 ‘보이지 않는 손실’ 리스크가 더 크다고 봐
이사회 의장도 나서 경고…“노사 모두 설자리 잃을 것”
![]() |
| 지난달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평택=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법적 대응에 나선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회사에 손실을 끼칠 경우 노조원 전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안팎에서도 파업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노사 모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삼성전자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근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파업시 고객사 신뢰 잃고 미래 자산가치 선제적으로 갉아먹어”=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4일 ‘대한민국 국가 경제와 주주가치 수호를 위한 삼성전자 파업 위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주주운동본부는 호소문에서 노조의 파업이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업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과 주주들의 현재·미래 자산 가치까지 갉아먹는 치명적인 자해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주주운동본부는 호소문에서 “반도체(DS) 생산 라인은 365일 무결점으로 가동되어야 하는 초정밀 공정”이라며 “단 한번의 조업 중단도 수만 장의 웨이퍼 폐기와 천문학적 복구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강행되는 전면 파업은 고객사의 굳건한 신뢰를 단숨에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이는 결국 주주들이 피땀으로 일군 현재의 자산은 물론, R&D 투자 축소를 불러와 미래의 자산 가치까지 선제적으로 갉아먹는 치명적인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주단체는 불법적 형태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했다. 호소문을 통해 “주주 자산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주주들이 연대해 불법 파업 참여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제3자 권리침해 법리에 근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측에도 임시 갈등 봉합을 위해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주주배당권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성과급 과도 논란 지속…작년 배당액 4배 넘어=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연간 영업이익의 15%·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약 4만명 노조원이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파업으로 인해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추면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추산된다. 46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 역시 주가 변동성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실세 지난 2024년 5월 첫 파업 선언 때도 주가가 하루 만에 3% 하락한 사례가 있다.
주주단체는 주주를 대상으로 한 배당 정책과 비교해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하다고 주장한다. 올해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인 300조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성과급 규모가 4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현금 배당금 총액이 약 11조1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가 넘는 수준이다.
더불어 영입이익 기준 성과급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해 부당하다고 언급했다. 경제적 부가가치(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값이다. 학계에서는 자본 제공자 몫을 뺀 초과이익 개념인 EVA를 성과급 지표로 삼는 게 더 낫다고 여긴다.
주주단체는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성과급 충당금을 원가처럼 쌓아야 하는 것과 같다”며 “사후적으로 발생한 성과를 특정 집단이 독식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파업이 끼칠 파장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달 23일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공장 가동 중단 시 분당 수십억원, 일일 1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직접적인 손실 외에도 ‘보이지 않는 비용’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신뢰 자산의 소멸, 전환비용, 전환비용에 따른 영구적 시장 상실, AI 반도체 패권 경쟁기의 기회비용 상실, 핵심 인재 이탈,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등이 더 큰 리스크란 설명이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파업,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이처럼 파업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의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파업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도 크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신 의장은 “수백억 달러의 수출과 수십조 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GDP(국내총생산)가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의 회사 상황으로 주주와 고객은 물론 많은 국민들께서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주주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이재명 대통령도 노조 관련 문제를 꺼내 들었다. 직접 삼성전자 노조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이를 향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