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맞히기 교육, 질문하는 교육으로 바꿔야” AI 앞에 선 교육개혁 [세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개혁 컨퍼런스’ 개최
교육 전환 방향, 획일형에서 맞춤형으로
내신·수능 중심 구조가 개혁 무력화 지적
교사 성장 시스템·학교 자율성 확대 필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교육개혁 컨퍼런스’에서 발제자가 교육개혁 방향성을 말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인공지능(AI) 확산과 학령인구 급감으로 기존 교육체제의 한계가 커지는 가운데 그동안 ‘정답 맞추는 능력’에 집중했던 한국 교육이 ‘질문하는 능력’을 높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단 진단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교육개혁 콘퍼런스’에서는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아우르는 교육개혁 방향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AI 기술 발전과 인구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중앙집권적·획일적 교육체제로는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량생산형 교육에서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으로”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기조발제에서 교육체제의 방향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고 원장은 “1980년대 초반에는 고교 동기 5명 중 1명만 대학에 갔지만 지금은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이라며 “대량생산형 교육에서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육은 여전히 정답 맞히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교육체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고 원장은 국가 교육과정이 오래전부터 비판적 사고·협업을 강조해 왔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지필고사 중심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행평가가 도입됐지만 충분한 피드백과 개선 과정이 부족해 역량 중심 교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발 중심의 내신과 수능이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무력화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학교가 학생 성장을 위한 수업을 하려 해도 대입과 연결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결국 시험 대비 체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경훈 한국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본부장은 “대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면 결국 모든 걸 포기하게 되는 구조”라고 했다.

입시 중심 구조도 개혁의 걸림돌로 꼽았다. 고 원장은 “절대평가 논의가 나오면 성적 부풀리기 우려가 제기되고 수능 난도를 낮추자는 논의가 나오면 변별력 약화 문제가 제기되면서 다시 기존 체제로 회귀한다”며 “실행은 없고 논의만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교육개혁 컨퍼런스’에서 말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교육개혁 위해선 교원 양성·학교 자율성 확대해야”


이어진 발제에서는 교육개혁 설계를 위한 방안도 나왔다. 유경훈 본부장은 “교원은 교육개혁의 핵심 주체지만 현재 교원 양성과 승진 구조는 교사의 전문성 성장보다 행정적 관리 역량에 치우쳐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 기준을 새로 개발하고 교원 양성·임용·연수·승진 체계를 하나의 성장 시스템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본부장은 “학교 현장에 권한을 넘기는 수준을 넘어 학교가 실제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1995년 발표된) 5·31 교육개혁이 발표된 지 31년이 됐지만 오늘날 우리 교육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AI 혁명과 인구절벽·지역소멸 속에서 한국 교육이 다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교육개혁 컨퍼런스에서 나오는 지혜도 국교위가 경청하고 국가 교육 개혁에도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초·중등 및 고등교육 전반의 개혁 과제들은 향후 국가교육계획 수립의 핵심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국가교육계획 시안을 올해 10월 말 발표하고 확정안을 내년 3월 말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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