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2개월 연장, 위반 시 ‘몰수’ 가능

최고가격제로 유가 충격 물가 전이 차단…5차 오늘 발표
LNG선 검색 제외·원유 통관 절차 간소화
할당관세 품목도 상시 점검 체계 구축 추진
“캐나다산 원유 3300만배럴 확보 기대”

[헤럴드경제=양영경·김선국 기자]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석유제품 수급 안정을 위해 시행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2개월 연장하고,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물품 몰수·추징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과징금 강화 방안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설탕 방출 의무기간 단축, 냉동 고등어 유통 이력 관리 확대 등 할당관세 품목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원유·나프타 등 수급 관리 품목에 대해서는 통관·하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8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확대 조치로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고 평가했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지난 3월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8%, 3.8%까지 치솟았겠지만 실제 상승률은 2.2%, 2.6%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2200원, 경유는 2850원대까지 올랐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봤다.

실제 물가 흐름에서는 석유류를 제외한 품목의 안정세가 두드러졌다. 석유류 제외 물가상승률은 3~4월 모두 1.8% 수준에 머물렀고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과 가공식품 가격 안정세가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데다 지난해 3~6월 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상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에 정부는 석유류와 먹거리 등 민생 밀접 품목에 대한 집중 관리 체계를 지속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석유제품 수급 안정을 위해 시행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2개월 연장하고, 물가안정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신설과 포상제도 활용 등 제도 개선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5차 최고가격제 시행 여부는 이날 오후 발표한다. 구 부총리는 “8일 0시부터 적용될 5차 최고가격은 국제유가 추이와 석유 소비량, 재정과 민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회의 논의를 거쳐 이전과 마찬가지로 오후 7시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할당관세 인하 효과가 실제 소비자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유통 관리도 강화한다. 지난 3~4월 관계기관 합동 점검 결과 할당관세 적용 이후 대형마트 기준 바나나 가격은 4%, 망고는 20%, 파인애플은 11%, 냉동 고등어는 3%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업체가 대형마트에 직접 납품하는 경우 도매·소매 단계를 거칠 때보다 가격 인하 체감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저장성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 신고와 보세구역 반출 지연 사례가 확인되면서 정부는 농축산물 할당관세 품목의 수입·보관·판매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하는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저장성이 높거나 유통 구조가 복잡한 품목은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신속 유통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에는 추천 취소와 추징 등 제재를 강화한다. 현재 30일인 보세구역 반입 후 가산세 부과 기준도 20일로 앞당기는 관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오는 8월부터 설탕의 시장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방출 의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한다. 수입 수산물 유통 이력 관리 대상에는 냉동 고등어·냉동 갈치·냉동 명태·냉동 오징어·냉장 오징어 등 5개 품목을 추가한다. 현재 22개인 수산물 유통 이력 관리 대상 품목을 27개로 확대해 할당관세 부정행위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내년부터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내에 ‘할당관세관리팀’을 신설해 상시 관리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에너지·산업 원자재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 수입통관 지원과 비중동산 원유 확보를 동시에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캐나다산 원유는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적용이 가능하지만 현지 생산업체들의 원산지증명서 발급 부담 등으로 실제 활용이 제한돼 왔다. 이에 정부는 FTA 특혜세율 적용 절차를 간소화해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하고 중동 의존도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캐나다산 원유에 FTA 특혜세율 적용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해 연간 최대 33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캐나다산 원유 사례처럼 FTA 특례 지원이 가능한 제도·품목을 추가 발굴하고 수입절차상 애로 해소에도 나선다. 다른 국가보다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간이 긴 말레이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는 발급 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나프타 대체원료로 활용 가능한 일부 호주산 콘덴세이트에 대해서도 수입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입통관 절차도 간소화한다. 중동전쟁 종료 전까지 원유·LNG·나프타 등 수급 관리 필요 품목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빠른 입항·하역 전 통관을 지원하고, 해외 조달 원자재는 소관부처와 협의해 수입통관 필요서류를 통관 이후 제출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LNG 운송선은 선박검색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상 악화 등으로 정박장소를 이동하는 경우 항내 정박정소 이동신고 의무도 면제한다. 당초 계획에 없던 물량을 추가 하선하는 경우에도 과태료를 면제해 원유의 국내 반입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이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매점매석 물량 몰수 방안을 주문한 것과 관련해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전날 백브리핑에서 “물가안정법상 매점매석 금지 위반에는 벌금이나 징역 외에도 관련 물품을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규정이 있다”면서 “과징금 강화 부분은 관계 부처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물가안정법은 금지된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물품은 몰수하며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해당 가액을 추징한다. 다만 별도의 과징금 규정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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