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지원 소홀” 업계 대출 관행 정조준
청와대의 강도 높은 주문에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태스크포스(TF)’가 부동산에 치중된 제2금융권의 대출 관행을 손 본다. 서민금융기관이라는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서민금융회사를 향해 ‘모델의 조정’을 언급한 만큼, 대출 총량제를 넘어선 획기적인 규제와 인센티브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포용금융 TF(가칭)’ 출범을 목표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소비자국이 중심이 돼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금융산업국 내 부서들도 함께 참여 중이다. 이는 이달 초 김 실장이 금융권을 향해 “잔인한 금융”이라고 비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이번 TF를 통해 이른바 서민금융기관으로 불리는 제2금융권의 대출 구조를 전면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그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 집중하면서, 정작 취약차주 지원이라는 본래 역할에는 소홀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주요 타깃은 상호금융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의 전체 여신 중 부동산과 건설업 관련 여신 비중은 지난 2015년 4.9%에서 2025년 23.7%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을 주력으로 늘린 것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금융기관이 부동산에 집중됐던 물길을 바꾸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달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부동산과 금융의 단절’을 선언한 바 있는데, 향후 TF에서는 이같은 기조에 기반해 추가 규제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행정안전부·업계·민간을 중심으로 지난 달 ‘상호금융 제도개선 TF’를 꾸렸는데, 향후 포용금융 TF와 연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상호금융 제도개선 TF는 다음달 포용금융 역할 강화 방안을 마련해 7월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실무회의 등을 진행할 예정인데 포용금융 취급 요인 강화를 위해 규제 비율 산정 시 지역·서민 대출 가중치를 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 실장도 “단순한 지원 확대가 아니라 모델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서민금융회사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민금융기관에 비과세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현실은 조합원 대출보다 중앙회 예치가 늘어나는 구조”라고 꼬집으며 “기존 기관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유인을 설계하거나 유동성을 전제로 작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민금융 주체를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실장은 과거 논단 등을 통해서도 정책금융의 한정된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금융 부문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되도록 제도·인센티브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당국이 2금융권의 대출 관행을 뜯어보겠다는 건 포용금융 TF가 저신용자에 대한 지원 방안만을 다루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부동산에 쏠려있던 돈의 물길을 포용 금융으로도 돌리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향후 TF에서 ‘금리 단층’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어본다는 생각이다.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금리 차가 5%포인트가량 벌어지는 현상을 현행 신용평가시스템 개편을 통해 완화해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금융권 관계자뿐만 아니라 대출 차주의 대표격인 시민단체 관계자도 TF 구성원에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상혁·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