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학생 깨웠다 아동학대 신고”…초등교사노조 위원장 “아동복지법이 악법”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자는 학생을 깨웠더니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습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15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교사들이 겪는 민원과 법적 리스크 실태를 공개했다. 강 위원장이 교육부 간담회에서 현장학습 민원 실태를 비판한 영상은 현재 조회수 1100만 회를 넘겼다.

강 위원장은 아동복지법을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직격했다. 싸우는 학생을 말렸다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자 가해 학생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사례, 교사를 때린 학생의 손목을 잡았다가 법원 재판을 받게 된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강 위원장은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의 98%가 기소조차 되지 않는 불기소”라며 “2%도 재판에서 무죄 판정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불기소되더라도 선생님은 최대 3~4년 고생을 한다”고도 했다.

현장학습 민원 사례도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강 위원장은 “현장학습에서 사진 200장을 찍었는데 왜 우리 애는 5장만 나왔냐, 왜 우리 애 표정이 안 좋냐는 민원이 온다”고 했다.

실제로 겪은 민원도 공개했다. 현장학습 내내 즐겁게 놀던 학생이 귀가 후 울었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연락을 해왔고, 30분 넘게 통화한 끝에 알고 보니 학원에서 있었던 일이었다고 했다.

아침에 머리를 못 말리고 등교한 학생 때문에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달라는 민원, 코로나 원격 수업 당시 아침에 모닝콜을 해달라는 민원도 소개했다. 강 위원장은 “이걸 커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직접 어머니께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면 안 된다”는 발언에도 반박했다. 강 위원장은 “교사들은 구더기를 개의치 않고 몇십 년 동안 정성껏 장을 담가 왔다”며 “교육을 망치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는 교사가 아니라 정성껏 담근 그 손에 수갑을 채우는 현재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장학습 사고와 교사 처벌 사례도 언급했다. 강원도에서 현장학습 중 학생 사고가 발생해 담당 교사가 1심에서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2심에서 선고 유예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강 위원장은 “200장이 넘는 매뉴얼 속에서 교사가 안전 조치를 안 취했다고 몰아갈 수 있는 현실”이라며 “고의와 중과실이 없는 한 면책을 해줘야 학생을 지킬 수 있는 공교육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민원 차단 시스템 마련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교육부가 운영 중인 민원 대응팀에 교사가 포함돼 있고 민원이 결국 교사에게 전달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원 대응팀이 민원을 커트할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스승의 날에 라디오를 통해 국회와 정부를 향해 직접 호소했다. 그는 “선생님을 지켜주는 법과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것이 선생님만이 아니라 학생들을 지킬 수 있는 공교육 현실을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2030 교사가 70% 이상 가입한 초등교사노조를 이끌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 단체는 서이초 사건 이후 조합원이 급증했으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피해 교사 지원과 악성 민원 대응 활동을 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