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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전례 없는 증시 호황 속에서도 ‘한국형 공포지수’가 이란 전쟁 발발 수준 직전까지 치솟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 속 불안한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외국인이 닷새간 24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3일 76.16으로 마감했다. 이는 최근 2년 통계에서 이란 전쟁 발발 직후 기록한 80.37 이후 가장 높다. 이 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미래 변동성 기대치로 산출한다. 통상 주가 급락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옵션을 많이 살수록 지수가 올라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린다.
공포지수는 올해 2월까지만 하더라도 40~50선에서 움직이다가 이란 전쟁이 터지자 80으로 급등했고 이후 차츰 낮아져 3월 중순에는 50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5월 들어 코스피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치솟았다.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하락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대기 자금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약 182조9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처음으로 180조원을 돌파한 이후 소폭 줄었다가 다시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13일에도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179조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장기 보유 기관투자가 등이 일정 수수료를 받고 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도 지난 8일 기준 21조3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잔고액은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뒤 계속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7일 이후 13일까지 5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모두 24조1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5조원에 육박하는 매도 물량을 쏟아낸 것이다. 이 물량은 거의 고스란히 개인이 받았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약 24조7000억원이다.
외국인 매도세는 차익 실현 매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급등한 만큼 단기 고점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는 의미다.
미국 물가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려가 커진 영향도 있다.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인플레가 발생하면 금리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증시 유동성 환경에 직접적인 악재다.
증시가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에 들어가면서 시장은 이틀간 급락 후 급등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13일 코스피 지수의 당일 고가 대비 저가 등락 폭은 453.11포인트를 나타냈다. 역대 4위의 기록이다. 역대 장중 변동 폭이 가장 컸던 상위 나흘은 최근 3~5월에 모두 몰려있다. 전쟁 초기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어둠의 수요일’ 3월 4일과 그 이튿날인 5일, 그리고 12일과 13일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실적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점에서 증시의 추세적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력이 증시를 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매출액은 엔비디아 매출액에 육박할 정도로 큰 호황을 누릴 것”이라며 “이와 같은 호황은 향후 몇 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지컬 인공지능(AI)가 디램(DRAM) 신규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 상승은 산업 수급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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