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숏리스트 발표…은행자금 유입 기대에 사모펀드 ‘촉각’

은행 RWA 비율 4분의 1로 ‘뚝’…자본부담 ↓
시중은행 참여 확대로 LP 다변화 청신호 기대
선정-탈락 GP 간 ‘펀드레이징 양극화’ 우려도


지난 6일 관계자가 서울 여의도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복도를 지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1차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 숏리스트가 최근 발표되면서 사모펀드(PEF)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출자사업은 금융당국의 파격적인 규제 완화 조치와 맞물려,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은행권 자금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과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15일 서류 심사를 통과한 국민성장펀드 1차 출자사업의 GP 숏리스트를 확정·발표했다.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22곳의 운용사들은 향후 심사를 받고 최종 위탁 선정 결과를 이달 말께 받아들 예정이다. 최종 선정되는 운용사의 수는 11곳이다.

이번 사업은 공고 초기부터 PEF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제안서 접수 단계부터 다수의 운용사가 출사표를 던지며 높은 참여 열기를 나타냈다.

국민성장펀드 위탁사업이 이토록 매력적인 카드로 부상한 배경에는 출자자(LP) 모집에 대한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그간 규제 부담으로 PEF 출자 참여가 저조했던 시중은행들의 투자 문턱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국민성장펀드에 출자하는 은행권에 대해 위험가중치(RWA) 비율을 기존 400%에서 100%로 낮춰주는 파격적인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동안 은행권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바젤III 등 엄격한 자본적정성 규제를 적용받아왔다. 이에 따라 비상장주식 투자에 대한 RWA 산정 시 4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해야 했고, 자연스럽게 PEF 출자에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민성장펀드에선 RWA가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은행권의 자본 부담이 획기적으로 경감됐다. PEF 업계는 이번 조치가 국민성장펀드 리그에 선발된 운용사들의 펀드레이징 환경에 상당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 비율 하락 우려 탓에 투자를 망설였던 시중은행들이 매칭 LP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덕분이다.

PEF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에선 딜의 우량성과 수익성과 무관하게 위험가중치 규제 자체 때문에 출자 확약을 해주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이번 규제 완화로 시중은행들의 참여가 본격화되면, 기존 연기금이나 공제회에 편중됐던 LP 구조가 한층 다양하고 건강하게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RWA 비율이 완화되면서 GP 입장에서는 펀드레이징을 유도할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가 생긴 셈”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도 자본 적정성 부담을 덜어낸 만큼, GP들이 ‘부담 없이 출자를 검토해달라’고 제안해오면 이전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업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에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성장펀드 리그의 흥행이 역설적으로 국내 PEF 펀드레이징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 자금 유입이라는 초대형 혜택이 국민성장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소수의 GP에게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숏리스트 결과가 하반기 출자 시장의 희비를 가르는 결정적 잣대가 됐다”면서 “국민성장펀드 리그에 선정된 GP는 은행 자금을 등에 업고 순항하는 반면, 탈락한 GP는 매칭 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시장 내 펀드레이징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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