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용보다 관광 콘텐츠로서 인기
적자 논란에도 승객 27만 명 돌파
교통 다양성 측면…출퇴근땐 ‘글쎄’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서울 마곡에서 잠실까지 28.9㎞를 오가는 ‘한강버스’.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서울 시민들을 위해 출범했지만, 최근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초기 투입된 사업비만 1500억 원으로, 거대한 예산이 든 사업이다 보니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그렇다면 실제로 탑승해보면 어떤 느낌일까. 기자가 잠실 선착장을 통해 직접 탑승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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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곡에서 잠실 구간을 오가는 한강버스의 모습 [한강버스 제공] |
한강버스가 출발하는 잠실 선착장까지는 가장 가까운 잠실새내역에서도 도보로 15분이 걸렸다. 접근성은 아쉬웠으나 육상 교통으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박 내부는 창이 시원하게 트여 있고, 서울 도심의 하늘과 한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낮에 강 위를 달린다는 것 자체가 상쾌한 경험이었다.
이날 선내에서 만난 탑승객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20대 여성 이지영·양진경 씨는 K-팝 댄스 모임의 외국인 친구들 4명과 처음으로 한강버스에 올랐다고 했다. 국적도 제각각인 이들은 ”한강을 즐기러 관광 삼아 탔는데 요금이 저렴해서 친구들이랑 부담 없이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역 군인 승객도 있었다. 잠실을 출발해 여의도를 거쳐 광명까지 이동한다는 그는 “배가 출퇴근 용도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탑승 이유를 묻자 “지하철이 훨씬 빠르겠지만 휴가니까 여유롭게 집에 가고 싶었다”며 “하지만 출퇴근 때 타기엔 솔직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탑승객 대부분은 한강버스를 교통수단이 아닌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강버스 관계자는 “여의도 선착장의 경우, 주말 탑승객의 80%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경쟁력 있는 요금이다. 출퇴근에 목적을 둔 만큼 요금은 성인 기준 3000원에 불과하다. 주간 한강 크루즈 최저가(1만8900원)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컵라면과 주류를 제외하면 음식 반입도 자유로운 편이다. 편의점 먹거리를 들고 창가 테이블에 앉으면 ‘움직이는 한강 공원’이 완성된다.
“이러면 한강 크루즈 업계의 손님을 뺏는 부작용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강버스 관계자는 “택시에 일반과 고급이 있듯, 수요층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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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버스에 탑승한 관광객들 [김명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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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곡에서 잠실 구간을 오가는 한강버스의 모습 [한강버스 제공] |
여러 이점 덕분인지 한강공원의 탑승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강버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현재까지 누적 탑승객 27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2월 전 구간 운항을 재개한 이후 일 평균 탑승객은 2000명대를 기록 중이며, 주말에는 그 두 배를 웃돈다. 지난해 월평균 2만7000명이던 이용객 수는 지난 4월에는 그보다 3배 가량 많은 7만 명을 넘어섰다.
탑승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함께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에게 ‘다시 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다만 다수의 이용자들이 한강버스를 ‘이동 수단’이 아닌 ‘저가형 관광 유람선’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당초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수상교통’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이다. 유람선은 출발 지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지만,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을 잇는 차별성이 있는데다 교통체증 없이 서울을 돌아볼 수 있는 관광 자원으로서 매력이 돋보인다.
여기에 출퇴근용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엔 사실 한계가 있다. 당초 서울시는 잠실~여의도 30분 주파를 내세웠지만, 실제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20분 가량 걸린다. 선박 속도가 원래 설계 목표(20노트)에 못 미치는 약 15노트의 속도에 불과해서다. 감사원도 지난 3월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시민의 출퇴근 편의성을 향상한다는 당초의 사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운항 안정성도 떨어진다. 안개, 호우, 폭설 등으로 시계가 1㎞ 이하로 제한되거나 겨울철 강이 얼어붙을 경우 운항이 전면 제한되는 취약성도 대중교통으로서 역할에 의문을 갖게 하는 요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