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종로 등 고가 주택 지역서 부동산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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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남산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시내 아파트를 관망하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윤성현·신혜원 기자] 서울에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이뤄졌던 지난 석달 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상당수도 주택이나 토지 등 기존 부동산을 처분해 ‘새로운 집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외국인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고, 올해 2월10일부터 해당 지역에서 주택 매수시 자금조달계획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22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내외국인 주택(아파트·단독·다가구·연립 등) 자금조달계획서 자금 출처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월 10일부터 4월 30일까지 외국인은 서울에서 총 178건의 자금조달계획서를 냈다.
외국인이 주택 매수에 쓴 자금은 금융기관예금액이 558억6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다음으론 주택·토지 처분 금액이나 임대보증금 등 부동산 처분 대금으로 358억6400만원이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처분 대금 358억6400만원 가운데 242억8500만원은 주택·토지 처분 금액이었다. 나머지 115억7900만원은 임대보증금이었다. 외국인 역시 서울에서 주택 매수 시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임대보증금이나 실거주하던 주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처분 대금은 고가 주택이 몰린 자치구에서 많이 활용됐다. 종로구가 5건, 54억7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 (6건, 53억7500만원), 서초구 (4건, 48억2100만원), 용산구(3건, 276억원), 성동구(3건, 223억7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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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은 서울 고가주택이 집중된 곳에서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나왔던 시기인만큼 해당 매물을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는 5월 첫째주까지 11주 연속 집값 하락세를 보이다가 둘째주부터 반등했다.
실제 외국인의 서울 주택 매수세는 정부 규제가 더해지면서 감소했다가, 다주택자의 세 낀 매물 매매가 허용되고 매물 출회가 늘자 다시 반등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은 329명이었다. 이후 8월 정부가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수를 둘러싼 규제 역차별 논란에 대응해 서울 전역과 인천 7개 구, 경기 23개 시·군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외국인 매수세는 한때 둔화했다. 이에 외국인의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자는 지난 2월 196명까지 줄었다. 그러나 다주택자의 절세용 매물 출회가 본격화된 뒤 3월 248명, 4월 286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에도 외국인 매수자의 자금조달 여건이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받는 내국인과 달리 일부 외국인은 자국 금융기관 대출이나 해외 자금 활용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자금 출처의 46%가 금융기관 예금액인 것도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한국 부동산 사정을 잘 아는 외국인은 이번 장세를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더 좋은 입지로 갈 수 있는 갈아타기 기회로 봤을 가능성이 있다”며 “내국인은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묶여 있지만 외국인은 자국 대출을 활용해 국내 주택을 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또 “통계상 외국인 매수자에는 실제로 한국 가정에서 자랐지만 외국 시민권이 있는 외국 국적자도 포함된다”며 “이들은 국내 시장 사정을 잘 알고 가족 자금 지원도 용이해 매수 여력이 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외국인이 서울 주택을 매수할 때 조달한 자금 가운데 증여·상속도 96억4000만원으로 8%를 차지했다.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84억8000만원, 해외 계좌 송금액은 82억5000만원으로 각각 7%였다. 현금 등 기타 자금은 42억5000만원으로 3% 수준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