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봉보다 많네요” 삼전 6억 성과급 소식에 박탈감 커지는 하청업체들 [중기+]

삼성전자 메모리 성과급 최대 6억 전망
대·중소기업 양극화 ‘심화’
중기업계 “협력 기업의 기여도 정당하게 평가돼야”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우린 수고비 한 푼도 없이 야근하며 구르고 있는데, 성과급 이슈로 싸우는 걸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최근 만난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직원은 이처럼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직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삼성전자가 파업 이슈로 흔들리면 자신들의 처지도 불안정해진다는 불안감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중소기업계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직원은 “다행히 이번엔 합의했지만, 향후 삼성전자가 파업이 이슈가 될 때마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회사가 흔들릴 걱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인당 최대 6억원 성과급…중기업계 “양극화 심화”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의 찬반투표가 전날 시작됐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통과되면 최종적으로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27일 오전 10시까지 약 엿새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반도체(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 임직원은 올해 최대 6억원가량(세전, 연봉 1억 기준)의 성과급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중소기업 재직자는 “성과급이 10년 치 연봉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몇백, 몇천만원도 아니고 ‘억’ 단위라 내 처지와 비교하기엔 너무 먼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 이야기)’ 같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협상 과정을 지켜본 중소기업 근로자와 사업주는 마음이 무겁다”라며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 논쟁 속에서 과연 협력 중소기업들에는 정당한 대가와 보상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심화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고, 각종 상여금과 복리후생의 격차는 더 크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22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

300인 미만 중소기업 연 임금 총액 4538만원

실제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 총액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연 임금 총액(정액급여+특별급여, 초과급여 제외) 평균은 5061만원으로 집계됐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에는 연 임금 총액이 4538만원 수준이었다. 특히 30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인상률이 2.5%로 전년(3.0%)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전 세계 선두로 평가받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수천 개의 협력업체와 소재·부품 중소기업이 원팀으로 함께 일구어낸 성과”라며 “협력 중소기업의 기여와 역할도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계는 삼성전자가 약속한 동반성장 대책이 협력업체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임금 인상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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