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걸려 패트리엇 1발 만들때 이란은 월 200대 드론 생산…미국,현대전 패착

패트리엇 미사일 한발 생산비용 400만달러 상회, 생산 기간도 36개월

이란 드론은 한대당 3만5천불 수준…월 200대 생산

고비용 고성능에 집중하느라 드론, 탄약 등 현대전 기반 놓쳐

문가들 “가장 필요한 것은 속도”, “99% 고집 버리고 75% 만족해야”

19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광섬유 케이블을 장착한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는 왜 이리 고전할까.

미국이 요격 미사일 등 고비용 고성능 무기에서는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지만, 현대전의 핵심인 드론과 탄약 생산 속도에서는 경쟁국들에 뒤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전에 맞는 군수 산업 체질 보강을 제 때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의회는 수년간 군수산업 개혁을 시도해왔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전쟁으로 크게 소진한 요격 미사일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생산 속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미국의 군사 억지력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 사례로 지목되는 것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한 발 생산에 최대 36개월이 걸리고 비용도 약 400만달러(약 60억4000만원)가 든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미군은 휴전 이전인 지난 3월 27일까지 패트리엇 미사일을 1200발 넘게 사용했고, 이는 지난해 전체 생산량(약 600발)의 2배에 해당한다.

반면 이번 전쟁에서 이란에 톡톡한 성과를 안겨준 샤헤드(Shahed) 드론은 대당 가격이 약 3만5000달러(약 5000만원) 수준이다. 이란은 해당 드론을 매달 200대 이상 생산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의 무기 생산 체계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NYT에 “우크라이나는 올해 드론 7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인데 왜 미국은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라며 “99% 완벽한 무기를 만들기 위해 수년과 막대한 비용을 쓰기보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 가능한 ‘75%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레이철 호프 로널드레이건연구소 정책국장은 “국방부는 새로운 조직과 전략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실제 계약·조달 방식 변화가 없다면 결국 모두 구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군사 전문가 매켄지 이글런도 “국방부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고객처럼 소량 주문만 반복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함정과 전투기뿐 아니라 탄약 생산도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생산 확대를 위한 빠른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도 군수 산업 구조를 현대전 맞춤형으로 재편하기 위해 민간 상업 기술 활용 확대와 복수 공급망 구축, 생산능력 확충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장기 계약 확대를 통해 탄약 생산량을 기존 대비 3~4배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고성능 무기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저비용 혁신 무기 체계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경쟁과 신기술 도입을 통해 군수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전장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예산 확대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 회계감사원(GAO) 출신 분석가 윈슬로 휠러는 “국방부는 유지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고가 무기 체계에 집착해왔다”며 “그 결과 1조5000억달러 예산을 쓰고도 무기 재고는 줄고 노후화됐으며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모두가 조선과 탄약, 방산 생산능력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공장 증설과 신규 공장 건설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