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꿈의 휴양지’였는데…쿠바, 1년 새 ‘텅텅’ 관광객 ‘절멸’

[EPA]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미국의 봉쇄 강화와 발전시설 노후화 탓에 쿠바를 방문한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으로 ‘꿈의 휴양지’로 불리던 쿠바를 찾은 한 달 간 관광객 수가 한국의 하루치 외국인 방문객 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다.

24일 연합뉴스는 쿠바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쿠바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2만8608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5.8%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3월과 4월 방문객은 각각 3만5561명과 3만551명에 그치며 3만명 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일평균 약 5만3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쿠바의 한 달 관광객이 한국의 하루 관광객 수준보다 훨씬 적은 셈이다.

국가별로는 쿠바 관광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캐나다가 12만5444명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63.8% 급감했다. 러시아 관광객 역시 56.7% 감소한 2만1050명에 불과했다.

아르헨티나와 중국 등 지난해까지 관광객이 증가 추세를 보이던 국가들도 감소 폭이 20%를 넘었으며, 쿠바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던 해외 거주 교민들의 고국 방문도 41.2% 줄어든 4만6173명에 그쳤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0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던 지난해보다도 관광 수지가 더욱 악화할 것이 자명하다.

쿠바는 미국과 관계 개선을 이룬 이른바 ‘해빙기’인 2018년 46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이듬해에도 420만명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팬데믹 후 미국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2023년 240만명, 2024년 220만명으로 줄었다.

작년에는 정부 목표치(260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180만명을 기록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현지에선 전력망 노후화 외에도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관광산업 붕괴에 결정타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은 최근 쿠바의 막후 실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국가평의회 의장)을 기소하고, 쿠바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군산 복합체 ‘가에사’(GAESA)에 제재를 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바나 구시가지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차를 모는 에세키엘 팔라시오스는 EFE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관광객이 거의 없다. 사실상 전멸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쿠바는 카리브해의 자연경관과 가성비 높은 리조트, 이국적인 문화가 어우러져 전 세계 여행객에게 큰 인기를 끌며 신혼여행지로도 선호도가 높았다. 연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했던 2018년도와 2019년도에는 약 20억~30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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