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컵밥 들고 투표소 찾은 공시생 “투표 안 하면 죄짓는 기분이에요” [세상&]

6·3 지선 사전투표 첫날
28~29일 이틀간 지방선거 사전투표
직장인, 대학생, 수험생 일찍 투표소로

29일 오전 6시께 창4동 사전투표소 앞에는 투표 시작 전부터 줄이 늘어져 있었다. 이준영 수습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전새날·정주원·김아린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이른 시간부터 투표를 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학생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까지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행정복합청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투표 시작 전인 오전 6시 전부터 출근 전 투표를 하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직장인 정은혁(41) 씨는 이 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한 표를 행사했다. 정씨는 “투표하기 위해 5시30분쯤부터 기다렸다”며 “회사가 이 근처인데 겸사겸사 일찍 도착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줄을 선 채향기(40) 씨도 “이 동네로 출근하는데, 어차피 해야 하는 투표 빨리하려고 첫날 왔다”고 했다.

출근길에 투표소에 들렀다는 박경일(51) 씨는 “아침에 무언가 설레서 눈이 빨리 떠지더라”면서 “국민을 위하는 사람으로 뽑고 싶다”고 했다.

해당 투표소에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투표를 하면서 8시께부터 취재진 등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30대 남성 이모씨는 “회사 앞이라 출근 전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며 “유명한 사람이 왔나 보더라”고 했다.

서울 도봉구 창4동 사전투표소도 일찌감치 인근 주민들이 줄을 이뤘다 . 투표소가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와 함께 온 50대 남성 A씨는 “부모님 댁이 이쪽인데 어머니를 모시고 같이 왔다”고 했다. 이 투표소에서 한 표를 던진 김용순(72) 씨는 “투표용지가 왜 이렇게 많느냐”며 혀를 내둘렀다.

신분증을 깜빡한 유권자들이 당황해하는 풍경도 빚어졌다. 근처 고등학교에서 급식 근로를 하는 김순임(65) 씨는 “6시15분쯤 왔지만 주민등록증을 안 들고 와서 다시 와야 한다”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주민센터는 가방을 메고 컵밥을 손에 든 청년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각종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가가 밀집한 터라 수험생들이 유독 많이 보였다.

수험생 박서정(24) 씨는 “임용고시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학원 수업이 8시에 시작해 그전에 와서 투표했다”고 했다. 9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최민규(27) 씨는 “9시까지 학원에 가야 해서 조금 일찍 나왔다”며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투표를 안 하면 죄짓는 기분이라 왔다”고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첫날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인증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서현 수습기자

오전 9시경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 사전투표소는 비교적 한산했다. 신촌동 서부교육지원청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이화여대 1학년생 연지성(20) 씨는 “대학생이 되고 첫 투표” 라며 “본가가 강원도라 사전투표를 하러 왔다”고 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성(24) 씨는 “오전 수업 시작 전 맞춰 왔다”며 “친구들도 대부분 투표를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서초2동 주민센터에서 참관인으로 참여한 최도준(25) 씨는 “휴학 중 아르바이트 겸 신청했는데, 투표라는 민주적인 절차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가까이 보는 게 좋은 경험인 것 같다”며 “신기하다”고 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서울 마포구로 출근하는 이원경(32) 씨는 8시께 서울 노원구청 사전투표소 밖 안내문 등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친구에게 보내려고 찍었다”고 했다.

이번에 처음 사전투표를 경험했다는 한 유권자는 ‘사람이 많지 않아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9시30분께 사전투표를 마친 70대 남성 양모씨는 “늘 본투표 당일에 투표를 했는데, 이번엔 가족여행을 가게 돼서 사전투표를 처음 해봤다”며 “빨리 마쳐서 신기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 1일차 투표율은 오전 10시 기준 2.7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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