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축제 매력도’ 평가해보니…한국과 일본 ‘엇갈린 성적표’

글로벌 축제 매력도 지수 첫 개발
대형 음악 페스티벌, 세계 시장 주도
일본 축제, 탑 20 내 7개 진입 성과
한국, ‘워터밤 서울’ 1개만 순위 올라
축제, 핵심 콘텐츠로 전략 육성 필요


보령머드축제를 즐기는 방문객들 [보령머드축제 홈페이지 갈무리]


“앞으로 국내 축제는 동네잔치나 품바 퍼레이드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무대에 내놓을 수 있는 ‘글로벌 메가 축제’로 거듭나야 합니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미국 퍼듀대학교 교수)은 8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축제 매력도 평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제 글로벌 축제의 경쟁력은 현장 방문객 수를 넘어, 참가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어떻게 감성적으로 몰입하고 이를 전 세계로 확산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미국 퍼듀대학교 교수) [야놀자리서치 제공]


이번에 처음 공개된 ‘글로벌 축제 매력도 지수’는 야놀자리서치가 퍼듀대, 경희대와 공동 개발한 지표로, 전 세계 560개 주요 축제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14개 언어 기반 글로벌 소셜미디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성 반응, 확산력, 참여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계량화한 것이 특징이다.

음악 축제, 글로벌 축제 시장의 절대 강자 확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현장 [코첼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종합 평가 결과, 글로벌 축제 시장은 대형 음악 페스티벌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이 차지했다. 코첼라는 음악과 예술을 결합한 대표적 글로벌 이벤트로, 소셜미디어에서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공감과 확산력을 입증했다.

이어 일본 ‘서머소닉 페스티벌’과 ‘록 인 재팬 페스티벌’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스페인 ‘매드 쿨 페스티벌’(4위), 헝가리 ‘시게트 페스티벌’(6위), 영국 ‘브리티시 서머 타임’(9위), 네덜란드 ‘핑크팝 페스티벌’(10위) 등 상위권 대부분을 음악 축제가 차지했다.

글로벌 톱300에서 음악 축제 비중은 39.7%였지만, 톱100에서는 44.0%로 더 확대됐다. 순위가 높을수록 음악 콘텐츠 중심의 브랜드 파워가 강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음악 축제는 언어 장벽이 낮고 글로벌 팬덤 형성이 용이하며, 라이프스타일 경험과 커뮤니티 요소를 결합해 높은 소비를 유도하는 핵심 콘텐츠로 분석됐다.

탑 20 중 7개 진입…일본 축제의 성과


‘서머소닉’ 일본 현지 공연 모습 [서머소닉 홈페이지 갈무리]


국가별 경쟁력 비교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글로벌 종합 탑 20 순위 안에 7개의 축제를 진입시키며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많은 최상위권 축제를 보유한 나라로 꼽혔다.

세부적으로는 ‘서머소닉’(2위), ‘록 인 재팬’(3위)을 비롯해 ‘아와 오도리’(5위), ‘기온 마쓰리’(11위), ‘삿포로 눈축제’(13위), ‘후지 록’(14위), ‘산자 마쓰리’(19위) 등이 고르게 포진했다. 음악, 전통문화, 계절형 축제 등 장르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일본 축제는 ‘고매력·저인지’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버즈량이나 확산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제 방문객의 체감 만족도와 경험 가치 평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도한 마케팅보다 축적된 콘텐츠와 현장 운영 역량이 강점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일본 축제는 글로벌 인지도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막상 그 축제를 경험한 사람들의 만족감과 매력도 평가가 굉장히 높았다”며 “지역 축제의 전형에서 벗어나, 세계인을 끌어들일 만한 소프트웨어 파워를 갖춘 것은 분명히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탑 100 내 한국 축제 6개뿐…전통 축제는 내수용


2025 워터밤 축제 현장 [워터밤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은 ‘워터밤 서울’이 16위로 유일하게 톱20에 진입했다. 음악 공연과 물놀이를 결합한 참여형 포맷이 글로벌 SNS에서 높은 반응을 얻었고, 음악 축제 부문에서도 10위를 기록했다.

톱100 기준으로는 총 6개 축제가 포함됐다. ‘부산불꽃축제’(34위), ‘보령머드축제’(58위), ‘진해군항제’(78위), ‘울트라 코리아’(87위), ‘서울빛초롱축제’(90위) 등이 뒤를 이었다. 자연·계절형 축제에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며,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음식 축제 부문 8위에 올랐다.

하지만 다수 축제가 글로벌 확산력과 외국인 매력도 측면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해외 관광객 관점에서는 여전히 ‘내수형 행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다국어 콘텐츠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야놀자리서치 제공]


최규완 교수는 “제조업에 반도체가 있다면, 서비스업에는 관광이 있고, 그 관광의 가장 고부가가치 콘텐츠가 바로 ‘축제’”라며 ”한국의 지역 축제들이 글로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를 넘어, 지역 특색에 맞는 독창적인 체험 콘텐츠와 운영 인프라의 유기적 결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디지털 확산 전략 필요


2026 글로벌 축제 매력도 평가’ 세미나 [야놀자리서치 제공]


글로벌 상위 축제들은 현장 경험이 영상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SNS,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해 확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한국도 K-콘텐츠와 팬덤 기반을 활용해 대형 음악 축제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다국어 콘텐츠 제작, 글로벌 크리에이터 협업 등 선제적 확산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수청 원장은 “어떤 축제가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인지,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고자 이번 지수를 개발하게 됐다”며 “관광은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전략 산업인 만큼 이번 지수 발표를 계기 삼아 우리 지자체와 축제들이 변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매년 정기 조사를 실시해 글로벌 축제 트렌드와 국가별 경쟁력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다. 관련 데이터와 상세 리포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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