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생존 위한 한일경제연대 필수…상설 협력 플랫폼 만들자”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참석
한일 정·재계 인사 300여명에 비전 제시
에너지·AI·저출산 3대 협력 분야 꼽아
“새로운 국제질서의 룰 메이커 도약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9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한일경제연대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생존을 위해 ‘한일 경제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상설 협력 플랫폼인 이른바 ‘빅 텐트’ 구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9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최하고 SK와 최종현학술원이 공동 기획한 이번 행사는 ‘견고한 한일관계를 뒷받침하는 다각적 경제협력’을 주제로 양국 정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닛케이포럼에서 한일특별세션이 마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 회장은 이날 ‘복잡해지는 국제정세 속 한일의 지향점’을 주제로 진행한 대담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자유무역질서의 위협,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 및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 등으로 2024년 한일경제연대를 처음 제시했을 때보다 당위성이 더 커진 상황을 짚었다.

이어 한일경제연대에 대해 “양국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창출하는 ‘룰 메이커(Rule Maker)’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세 가지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에너지, AI, 저출산 대응을 꼽았다. 우선 에너지 분야에서는 “중동 이외 지역의 에너지 공동개발과 첨단소재, 대체 배터리 공동연구는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 함께 진출해 국제 표준 형성을 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분야와 관련해서는 “미국, 중국의 기술 패권 속에서 한일이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데이터 공유와 공동 인프라 개발, 규범 표준화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올해 4월 출범한 ‘한일 저출산 대책위원회’를 소개하며 “민간 차원에서 육아 환경과 기업 문화, 노동시장 구조 등을 함께 연구하고 신속히 실천 모델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가토 마사히코 미즈호은행 행장(왼쪽에서 두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고문(오른쪽) 이 9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서 에너지AI저출산 현안 해결을 위한 한일경제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SK그룹 제공]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두 나라 정부가 기업, 학계, 청년 등 다방면의 협력 의제를 하나로 모으는 상설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서 한일협력 추진의 어려운 점을 선제적으로 논의하자”며 “협력을 어렵게 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협력이 규제와 표준의 차이, 단기적인 정치 상황이나 불확실성 등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한일 협력 의제를 한데 모을 수 있는 빅 텐트 형태의 상설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고문(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두 나라 공통 과제인 에너지 자급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혁신 원전 개발에서 협력해야 한다”며 호응했다. 가토 마사히코 미즈호은행 행장도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액화천연가스(LNG) 등에서의 양국 기업 협력을 예로 들며 “실무적 협력을 발전시켜 한일경제연대를 구체화하자”고 힘을 실었다.

아울러 이날 가와이 도시키 도쿄일렉트론 최고경영자(CEO)도 한일 연대를 통한 경제 공동번영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NRI) 서울 대표는 한일이 함께 주도하는 ‘AI 경제권 클러스터’를 양국 협력 아젠다로 제안했다.

앞서 이날 기조연설에 나섰던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와 김진표 전 국회의장도 한일 우호 협력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영상 축사를 통해 “정부는 양국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며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박상규 SK그룹 일본총괄(사장)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한일경제연대가 두 나라 생존을 위해 가야 할 길이라는 공감대가 넓혀지고 있다”며 “올해 첫 한일특별세션 개최를 계기로 두 나라의 미래 세대가 공존·발전하기 위한 한일경제연대를 구체화하는데 지혜를 모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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