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위 “무번호 투표용지, 규정 대비 10분의 1 수준만 배부”

“1만7000매 필요 송파구에 2000매 교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에 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가 부족할 때 사용하는 ‘무번호 투표용지’가 송파구에 규정상 교부돼야 하는 양의 10분의 1 수준만 배부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진상규명위원장은 11일 경기도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무번호 투표용지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 선관위에 1만7000매가 교부돼야 했는데 2000매만 교부됐다”고 밝혔다.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에 따르면 일련번호 없는 예비용 무번호 투표용지는 선거인수의 3% 내외를 가산해 인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송파구에 전달돼야하는 무번호 투표용지는 총 선거인수 56만4438명의 3%인 1만7000매다.

조 위원장은 “이전 선거에서도 3% 내외의 무번호 투표용지가 배부됐지만, 서울시 선관위는 관내 구시군 선관위에 2000매를 인쇄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선관위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이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예견한 매뉴얼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일시 차출된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송파구 선관위에) 추가 송부한 투표용지에는 선관위가 보관 중인 무번호 투표지와 인근 투표소에서 빌려온 일련번호가 기재된 투표지가 혼재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중 70%가 무번호 투표용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파구 선관위 직원과 위원회 간사·서기 등의 채팅방을 전부 확인한 결과, 투표용지 부족으로 현장 혼란이 굉장히 극심했음에도 선관위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무번호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어떻게 작성할지 관련 매뉴얼이 없어서 혼란과 선거 지연이 심각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시스템 개선이 강력하게 필요함을 느꼈다”며 “내일 회의에서 송파구 사태를 집중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중앙선관위를 포함해 서울시선관위,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 선거관리위원회 등 7곳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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