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합수본 수사 지켜보고 있어…‘법왜곡죄’ 대법원장 고발건 경찰 이첩”[세상&]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 개최
법왜곡죄 단독 사건은 수사 무리 판단
인력 문제 개선 등 공수처법 개정 필요성 강조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 청사에서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최의종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취임 2주년을 맞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정무직 공무원이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며 범죄 성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15일 경기 과천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수사를 지켜보고 있으며 공수처도 사건이 접수돼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 정무직 공무원은 수사 대상이 되기에 범죄 가담, 성립 여부를 잘 검토하고 있다”며 “지침에 따라 행정이 이뤄졌는데 관련해서 문제점이 없는지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형법상 법왜곡죄에 관한 단독 접수 사건의 경우 수사권 존부에 관해 다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이론 여지가 없는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나 직무유기 혐의가 함께 적용된 사건은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형법 개정으로 지난 3월부터 수사·재판에 관여한 법관·검사 등이 법령 적용 요건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법을 왜곡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가 시행됐다.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에 접수된 기소권 있는 대상만 포함된 사건은 50건, 기소권이 없는 대상까지 포함된 사건은 19건인데 이날 기준 입건된 총 69건 중 10건은 이첩, 10건은 불기소 결정했다.

공수처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 고발당한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도 경찰에 이첩했다. 오 처장은 “수사 필요성이 있기에 각하 처분하지 않고 관련 사건이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이첩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설립되는 가운데 오 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공수처가 사법체계 변혁기 중심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이날 “중수청이 설립된 이후 공수처 존립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기소 권능은 다른 수사기관이 없다”라며 “중대한 역할을, 소명을 다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중수청·공소청 설립 자체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바탕으로 진행되지만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 처장은 “설립 취지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기관으로,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는 수사기관으로서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2021년 출범한 공수처에 대해 여전히 법조계를 중심으로 ‘능력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주요 사건에서 잇따라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구속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설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수처는 2021년 2건, 2023년 3건 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 됐고, 2024년 청구한 2건 중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한 영장만 발부됐다. 지난해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만 발부됐다. 지난 3월에는 고교 동문끼리 금품을 주고받으며 재판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는 A부장판사와 B변호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도 했다.

거기에다가 최근에는 공소 유지 실패 사례까지 알려졌다. 2024년 4월 기소해 1심에서 유죄를 받은 경무관 뇌물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사업가 김모씨 보석 청구에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보석 심문에도 담당 검사가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지난달 김씨를 석방했다.

오 처장은 이와 관련해 “행정 착오에 대해 조사를 시켰다.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챙기겠다. 수사, 공소 유지 업무에 흐트러짐 없이 완벽을 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인력 한계와 구조적 단점을 극복하는 법 개정은 권한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거악을 향한 칼날을 더 제련하기 위한 절박한 호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처장은 “공수처법은 대한민국에만 있는 법으로 신설되다 보니 미비점이 있다”라며 “검찰청 검사와 공수처 검사 사이 업무에 일부 문제가 생기고 사건이 지연되는데 그런 부분에 신속한 보완과 입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인 오 처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2024년 5월 21일 김진욱 초대 처장에 이어 2대 공수처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7년 5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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