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기뢰 잔존…“정상화까지 최소 2주”
美 전략비축유 재고 43년만에 최저…유가 발목
종전前 금리인상 ECB “인플레 파급효과 이미 시작”
日, 31년만 기준금리 1%대 회복…물가 상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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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합의가 이뤄졌지만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유가와 물가가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론에만 기대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전 세계 석유·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한 에너지·물류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정상화 속도다. 호르무즈의 정상화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와는 달리 에너지·물류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이란이 설치한 기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선박 통항이 실제로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2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티안 바우마이스터 노트르담대 경제학 교수는 “아직 고비를 완전히 넘긴 것은 아니다”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올해 말까지 해상 운송량은 전쟁 이전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인프라 복구가 지연될 경우 향후 수개월간 휘발유 가격이 다시 상승할 위험도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각국의 석유 재고가 상당 부분 고갈된 점도 유가 안정을 늦출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고는 3억4030만배럴로, 198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 재고는 직전 주 대비 890만배럴 줄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주간 감소 폭을 나타냈다. 이는 전략비축 방출이 누적되는 가운데 높은 정제 수요가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당장 종전 합의로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압박은 줄었지만, 공급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바닥을 드러낸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 전체 원유 재고(상업·SPR 포함)는 2월 말 이후 7900만배럴 감소한 7760만배럴로,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원유 선물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오클라호마주 쿠싱 저장 허브 재고도 2160만배럴로 시설 운영에 필요한 최소치에 근접했다.
미국의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점도 경기안정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닐 더타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단기간에 급반등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마크 지아노니 바클레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 소비지출은 계속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종전 합의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ECB는 지난 11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5일 프랑스 매체 프랑스퀼튀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이미 경제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11일 단행했던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은행(BOJ)도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6개월 만에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 정도’에서 ‘1% 정도’로 0.25%P(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BOJ가 6개월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일본의 기준금리는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가 됐다.
일본은 1995년 4월 1.75%에서 1.0%로 단숨에 0.75%포인트나 인하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이를 0.5%로 반토막 냈다. 이후 일본 기준금리는 0.5%를 넘은 적이 없었다.
줄곧 저금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해 오던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다 공표한 이후 금리 정상화 시점을 저울질해 왔다. 2024년 7월 기준금리를 ‘0.25% 정도’로 올린 이후 지난해 1월에는 0.5%로, 12월에는 0.75%로 인상을 이어왔다.
BOJ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여파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져, 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BOJ가 이날 공표한 결정문에는 “일본 경기는 중동 정세 영향으로 일부 약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물가 측면에서는 소비자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정부의 에너지 부담 완화책 효과 등으로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원유 가격 상승으로 기업 간 거래에서의 가격 전가가 다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이것이 앞으로 소비자 단계에서 광범위한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