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한시 적용안…내년 2월 재협상
평택 등 반도체 건설현장 정상화 기대
수도권 레미콘 운반비 협상이 타결됐다. 회전당 운송비 인상률은 5.5% (4200원)로 유지한 채 적용 기간을 8개월(기존 1년) 줄인 2차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으로 결론 나면서다. 당장 급했던 수도권 레미콘 공급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합의안 적용 기간이 8개월짜리여서, 내년 2월 또한번의 운반비 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16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이 실시한 ‘운송료 협상 2차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65.9%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재적 조합원 7517명 가운데 715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471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2316명으로 32.4%였다. 무효·기권은 128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전날 밤 국토교통부 중재 아래 마련됐다. 핵심은 회당 운반비를 4200원 인상하고, 적용 기간을 8개월로 정한 것이다. 1차 잠정합의안과 비교하면 인상률 5.5%는 유지됐지만 적용 기간은 기존 1년에서 8개월로 줄었다. 새 운반비 협상 결과는 오는 7월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적용된다.
앞서 전운련은 1차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됐고 이후 수도권 레미콘 운송은 중단됐다. 수도권 주요 레미콘 공장이 멈추면서 건설 현장의 콘크리트 타설 일정도 줄줄이 지연됐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산업 현장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25개사의 117개 현장에서 약 16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지연됐다. 레미콘은 생산 후 일정 시간 안에 현장으로 운반해 타설해야 하는 특성상 운송 차질이 곧바로 공정 지연으로 이어진다. 주택·토목 공사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등 국가 기간산업 현장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조속한 타결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합의안 가결로 이날부터 수도권 레미콘 운송은 재개된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과 배차를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고, 건설사들도 지연된 타설 일정을 다시 조정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주 안에 주요 현장의 레미콘 공급이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8개월 뒤 재협상 가능성은 변수다. 레미콘 제조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파업 리스크를 낮췄지만, 내년 2월 말 적용 기간이 끝나면 운반비 인상 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8개월짜리 합의안은 조합원들에게 다시 협상할 여지를 남겨둔 안”이라며 “운송 정상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내년 초 운반비 협상이 재점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